[주식 시황 분석] 외국인 또 던졌다 … 코스피 2000 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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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두 달 만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예측은 빗나갔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31포인트(1.56%) 떨어진 1977.19를 기록했다. 최근 나흘 만에 104.55포인트나 하락했다.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12월 13일(1996.59)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는 ‘대장주(株)’ 삼성전자(91만5000원)는 2% 이상 급락하며 코스피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계속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전날(10일) 1조원어치 넘는 주식을 매도해 코스피를 37.08포인트(1.81%)나 끌어내린 세력이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6150억원에 달했다. 최근 나흘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2조원을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대체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주식을 마구 팔아치우는 ‘셀 코리아’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더 올라 외국인의 매도는 차익 실현 차원일 뿐이라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며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자 국내 증시의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는 이유로 ▶외국인의 부분 차익 실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증시 자금 이동 ▶북한의 3월 도발설 ▶국내외 물가 상승과 긴축 분위기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 거부에 따른 이집트 사태의 불확실성 심화 등이 꼽힌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최근 갑자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진 못한다. 이런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2009년과 2010년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이 54조원어치이기 때문에 최근 외국인이 2조원어치 팔았다고 해서 ‘셀 코리아’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폭락세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최근 조정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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