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퇴진” 사임 하루 전에 전 이스라엘 장관에게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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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이집트 대통령이 대통령직 사임을 결정하기 하루 전 베냐민 벤 엘리에제르 전(前) 이스라엘 노동장관에게 사임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벤 엘리에제르 전 장관은 평소 친밀한 관계였던 무바라크가 10일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명예로운 퇴진"(honorable exit)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에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벤 엘리에제르 전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군(軍) 라디오에 출연, 무라바크 대통령이 전날 TV 연설을 하기 직전에 자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벤 엘리에제르 전 장관은 이어 “그(무바라크)는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TV) 연설을 하기 전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퇴로를 찾고 있다는 점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스라엘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Muhammad ElBaradei)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사임이 발표되자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술레이만의 부상을 경계했다. 그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 인터뷰에서 술레이만이 “우리는 민주주의 문화가 없다”라고 언급했던 일을 지적하며 “우리가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술레이만은 이집트를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FP는 이집트 관리의 발표와 목격자 발언 등을 토대로 11일 이집트 전역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참가자 수가 최소한 1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집트의 한 보안관리는 카이로 시위 참가자 수가 최대 100만명이라고 추산했고 AFP 기자는 이집트 2대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선 약 50만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통신은 또 홍해 여러 도시들에서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는 보도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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