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용인 수지 주택시장…계속 잘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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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 1월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용인 수지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는 3.9%나 올라 전국 상승률(1.1%)을 크게 앞섰다. 이는 국민은행이 이 지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매맷값도 반등 움직임이 뚜렷하다. 지난해 내내 하락하던 용인 수지지역 집값은 11월 0.1%, 12월 0.5%로 상승폭을 확대하더니 지난달엔 1%나 올랐다. 이는 2009년 9월(1%) 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이다.

수지구 죽전동 건영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중소형 뿐 아니라 대형까지도 물건이 없어서 계약이 안되며 매맷값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지역은 미분양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용인시에 있는 준공후 미분양(3212가구)의 대부분이 수지구에 몰려 있다.

이상한 건 중소형은 물론 중대형까지 전셋값이 뛰고 매맷값도 오르고 있지만 미분양은 전혀 소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지구 성복동, 상현동 일대에서 36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시행사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주변 전셋값은 오른다고 하는데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는 아직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수지의 전셋값이 많이 오른 건 다른 수도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수지구 상현동 윌공인 관계자는 “수지구에 새로 공급된 아파트가 대부분 중대형이고 그마저도 미계약분이 많아 전세매물로 나오지 못한다”며 “기존 아파트 단지에도 매물이 하나도 없으니 전셋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중개업소에 따르면 실제로 상현동 1700여가구 규모의 성원1,2차 아파트 단지의 경우만 해도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다. 상현동 LG자이도 대단지이지만 매물이 없기는 마찬가지. 그러니 2년전 1억1500만원 수준에 계약됐던 LG자이 112㎡형 전셋값이 현재 2억원까지 올랐다.

미분양, 기존 주택과 시세격차 커 회복 잘 안돼

매맷값은 오르는 데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는 이유는 기존 아파트 시세와 준공후 미분양으로 남은 아파트의 분양가 격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수지구 성복동의 기존 아파트 시세는 3.3㎡당 1093만원이지만 일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500만원이 넘는다.

성복동 L공인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가운데 급매물이 팔리면서 최근 시세가 바닥을 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수요가 많지 않은 중대형인 데다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가격이 30% 정도는 비싼데 누가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인 지역 전셋값은 올해도 매물 부족으로 강세를 띠고 매맷값도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분양은 기존 주택 시세와 차이가 커 특단을 대책이 없는 한 빨리 소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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