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힘겹게 1위 고수

중앙일보

입력

이번주도〈스타워즈〉의 힘든 승리였다. 951,837명의 관객을 동원한〈스타워즈〉가 715,752명의〈잔다르크〉를 누르고 4주동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4주 동안 누적관객은 5,918,722명. 개봉 4주째에도 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포스는 가히 놀랄만하다. 잔다르크는 2주동안 2백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휴그랜트 주연의〈미키 블루 아이즈(Mickey les yeux bleus)〉는 174,734명이 관람하여 6위로 개봉했다. 코메디영화에 관대한 프랑스언론의 평가가 엇갈렸다. 액스프레스의 아르노 말에르브는 "거부할 수 없는 즐거움, 숨가쁜 코메디 스릴러"라며 최고의 평을 하면서 억양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자막처리영화를 보라고 권장했다(프랑스는 극장에서도 더빙판을 상영한다). 르몽드의 사무엘 브뤼멘펠드는 "뻔한 결과가 보이게 이 영화의 한계지만 제임스 칸이나 버트 영 등의 연기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라는 평을 했다.

올해 깐느영화제에 출품하여 호평받았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스트레이트 이야기(The Strait story)〉가 〈진실한 이야기(Une histoire vraie)〉라는 프랑스어 제목으로 개봉했다. 119,427명이 관람하여 7위이다. 제목의 "Straight"는 주인공 이름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주인공 스트레이트가 트랙터를 몰고 수백마일을 병든 형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전작인 〈로스트하이웨이〉나 〈블루벨벳〉 보다는 밝은 내용으로 지난 깐느영화제 소개 당시, 평론가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감독 데이비드 린치는 "조금만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영화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외, 장이모 감독의 99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책상서랍속의 동화(Pas un de moins)〉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였지만 관객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파리가을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영화부문에서는 "한국영화 파노라마"와 일본감독 "쿠로자와 키요시 회고전"를 상영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11월 10일 〈우묵배기의 사랑〉을 시작으로 30일까지 모두 33편의 한국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12일 홍상수감독의 〈강원도의 힘〉, 13일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감독시사회등 다양한 부대행사까지 마련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까이에뒤시네마의 샤를 떼송은 "한국영화, 아시아의 예외"라는 제목으로 현재의 한국영화 상황을 "홍상수, 쉬리, 스크린쿼터" 세가지 특징으로 요약하면서 "후 시아오 시엔이 있는 대만도 자국영화가 0.2%를 못넘는 상황에서 홍상수와 쉬리가 있는 한국은 15~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라고 한국영화의 시장성을 평가했다.

"한국영화 파노라마"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영화들이 이번 영화제에 소개된다. "한국영화의 창립"의 신상옥, 김수용, 유현목, 김기영, 임권택, 이만희, 이두용, "누벨바그 세대"의 박광수, 장선우, 이명세, 박철수, 이장호, "부활의 신호"의 홍상수, 이광모, 박기형, 장윤현 등으로 구분되는 이번 영화제는 지난 50년간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들 감독의 주요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나 〈씨받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프랑스에 처음 소개되는 영화들이어서 더욱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장선우감독의 〈거짓말〉도 상영될 예정이다.

"쿠로자와 키요시 회고전"은 97년 〈큐어〉 이후 국제적명성을 얻고 있는 키요시감독에 대한 회고전이다. 유럽영화계가 아시아영화, 특히 프랑스영화계가 일본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젠 특별하지도 않다. "다양한 소재를 횡단하면서 벌레처럼 일본인의 몸 속에 기어드는 병적인 징후를 잡아내는 키요시는 작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는 현대 일본영화의 지형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키요시의 대표작인 〈큐어〉나 〈라이센스 투 리브〉, 〈카리스마〉는 이번 영화제 뿐만아니라 한두달 사이에 정식으로 프랑스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파리가을축제 한국영화 상영 프로그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