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뉴욕 일식집에서 인순이가 노래를?

미주중앙

입력

이도 스시의 오너쉐프인 이석제씨가 무대를 뒤로한채 식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뉴욕타임스제공〕


“스시집에서 오페라를 디저트로!”

뉴욕타임스에 최근 실린 눈에 띄는 제목이다. 내용인즉 스시집에서 작은 무대를 준비해 식사와 함께 클래식에서 록음악까지 다양한 무료 공연을 벌인다는 것.

맨해튼 웨스트빌리지(29 7애브뉴 사우스)의 이도(Ido)스시 이야기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이석제(영문명 토라)씨는 2년 전 식당 중앙 바가 있던 자리를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음악, 특히 오페라를 좋아했던 이씨는 ‘스시와 무대공연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를 적잖은 고민 끝에 직접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는 수요일만 공연을 했지만 일이 순탄히 풀리지 않았다. 기존 고객들이 ‘시끄럽다’며 발길을 끊기도 했기 때문이다.

“공연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아예 공연 콘셉트로 가느냐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여름에 아예 매일 공연을 하는 쪽으로 바꿨어요.”

어려운 결단을 내린 후 소문이 퍼지면서 오히려 음악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아리아 위주로 펼치는 오페라 공연이 있는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매니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에는 한국 대중가수의 힘을 보여준 일도 있었다. 뉴욕 공연을 마친 가수 인순이가 식사를 하러 왔다가 무대가 있는 걸 보고 예정에 없던 노래를 부른 것. 이씨는 “인순이는 한 곡도 아니고 ‘뉴욕뉴욕’ 등 10곡이나 불렀고 타민족 고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며 “눈물을 흘리는 고객도 보이더라”고 소개했다.

30여 명 정도 식사할 수 있는 자그마한 이도 스시집에는 현재 성악 전공 학생이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등이 공연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유명 팝가수 브라이언 아담스의 키보드를 맡았던 토미 맨델도 연주를 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17세 때 미국에 건너온 이씨는 “문화도시인 뉴욕에서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중앙일보= 강이종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