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응룡감독 '구단 결정에 따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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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의 김응룡 감독이 "모든 것을 구단 결정에 따르겠다"고 팀 잔류 가능성을 내비췄다.

해태의 해외 전지훈련지 답사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던 김 감독은 3일 오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김포공항 1청사를 통해 귀국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솔직한 심정은 떠나고 싶지만 모든 것을 구단 의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해태는 이와 관련, "김감독이 출국전에 팀 잔류 의사를 보였고 구단도 김감독이 남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 83년부터 17년간 해태 사령탑을 맡아온 김감독이 내년 시즌에도 같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해태는 오는 4일 오전 9시30분 남영동 해태제과 사옥에서 정기주 사장 및 박건배 구단주와 김감독의 면담을 계획하고 있어 면담 이후 김감독의 확실한 진로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출국하기전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 보기 힘든 세월을 한곳에서 보냈고 40대 감독들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나 때문에 크지 못하는 후배 코치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김 감독은 "선배들과 동료들도 팀을 옮기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전해왔고 다른 팀으로 가고 싶은 개인적 이유도 있지만 17년간 몸 담았던 구단의 의사를 따르는 것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구단에 결정권을 넘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팀을 옮기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것"이라고 말한 뒤 광주로 내려가는 비행기로 옮겨 타기 위해 청사를 빠져 나갔다.

김 감독은 재임 17년동안 무려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해태 신화'를 일궈낸 국내 프로야구의 최고의 감독으로 오래 전부터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으나 구단과의 의리 등을 이유로 해태 유니폼을 벗지 않았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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