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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가동률·수출호조로 실물경제 회복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 경제에 명암(明暗)이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호조를 띠는 등 실물경제는 확실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금융부문은 은행들의 막대한 적자가 계속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2일 한국은행은 지난 3분기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27.5%를 기록, 이른바 3저(低)호황기였던 제4순환기(85년 3분기 이후)의 회복기(23.2%)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0.5%) 증가세로 돌아선 제조업 생산은 올해 2분기(23.4%)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태국.말레이시아 등 다른 위기국가들에 비해 매우 짧은 기간내에 생산이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3분기 중 의복.가죽.나무 등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한 국내 대다수 업종의 생산수준은 외환위기 이전의 90% 이상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또 반도체.자동차.음향통신.사무회계기기 등 생산증가율 상위 4개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생산증가율이 14.8%로 2분기(10.6%)보다 크게 늘어난 점을 들어 생산증가 추세가 일부 호황업종에서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뿐 아니라 수출도 큰 폭의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9월 중 수출신용장(L/C) 내도액이 51억7천1백1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44억7천4백90만달러)보다 15.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95년 6월(20.5%) 이후 4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로, 내년초까지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3~6개월간의 수출전망을 가늠케 하는 신용장 내도액은 외환위기가 발발한 지난 97년 11월 13.7% 감소로 돌아선 이후 올해 5월까지 연속 19개월 동안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 6월(2.8%)에 증가세로 반전, 7월엔 12.7%의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후 8월엔 다시 5% 감소를 나타냈었다.

한은은 "최근 신용장 내도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세계 정보통신산업 시장이 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정보통신기기.액정표시장치(LCD).승용차 등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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