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김우중회장 부실책임 퇴진은 당연’

중앙일보

입력

대우계열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막후에서 조율하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는 김우중 회장과 핵심계열사 사장단이 스스로 퇴진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대우사태 해결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는상황에서 김회장이 경영권을 고수하겠다고 버틸 경우 정부나 채권단이 곤혹스러웠을것”이라며 김 회장과 핵심계열사 사장단의 퇴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퇴진함에 따라 아무런 장애없이 채권단주도의 새로운 경영진 선임이 가능해지는 등 대우 워크아웃이 급류를 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우사태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날 생각이 있었다면 워크아웃이 결정된 직후 바로 퇴진하는 것이 모양이 좋았을 것”이라며 대우 부실에 대한 김 회장 인책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시점에서 물러난데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그룹의 핵심 경영진은 이미 지난달 초순부터 정부와 채권단내에서 김회장이 조속히 퇴진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그동안 워크아웃 계열사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과정에서 대우경영진이 흔쾌하게 실사에 협조하지않은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특히 ㈜대우 등 일부 계열사의 실사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속속 드러나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불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김 회장과 핵심 경영진 퇴진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금감위는 대우사태 해결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구조조정과정에서 경영진의 탈.불법 행위가 포착될 경우 김 회장을 비롯한 대우 수뇌부에 대한 부실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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