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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TV영화 〈Y2K〉방영 논란

중앙일보

입력

"미국 동부 해안지대가 정전사태로 암흑천지로 변하고 민간항공기 기기는 작동을 멈춘다. 핵발전소는 방사능 누출사고 위험에 처하고 현금자동인출기에선 돈이 한푼도 나오지 않는다"

이는 미국 NBC 방송은 오는 11월21일 방영할 예정인 TV 영화 〈Y2K〉가 보여주는 컴퓨터 오작동사태 장면들이다.

영화는 주인공인 연방정부의 한 컴퓨터 시스템 전문가가 대참사를 막기 위해 모든 항공기의 이륙금지를 촉구하고 시애틀의 한 핵발전소가 사고에 처하는 것을 막기위해 동분서주한다는 것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충격 완화를 위해 무대 배경을 3000년 1월1일로 설정했으나 2000년 1월1일의 Y2K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을 곤혹스럽게 하고있다.

이들 전문가는 영화 장면들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2000년 1월1일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인식, 가정용 발전기 사재기에 나서거나 식량을 비축하고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신문과 잡지들은 이 영화에 대해 "지구종말론적 결과들을 묘사한 영화" 또는 "만성적으로 패닉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위한 영화" 등으로 평하면서 Y2K 전문가들 사이에서 방영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스 다코타주의 정보기술 감독관인 오토 돌은 "NBC가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혹평했다.

반면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오락은 어디까지나 오락일 뿐"이라며 TV영화가 사회적 충격을 주면 얼마나 주겠느냐"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NBC측은 아직까지 이 영화의 방영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은 없었다면서 영화시작과 함께 자막을 통해 이 영화는 실제가 아니라 허구임을 시청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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