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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선거로 사원대표 뽑아

중앙일보

입력

선거 공지에서부터 유세, 투표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이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진 선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돼 화제다.
정보기술(IT)전문업체인 LG-EDS시스템(대표 김범수)이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노사협의체인 노경협의회의 사원대표 5명을 뽑기 위해 실시한 선거가 그 사례.

이 회사는 총 사원이 4천여명에 달하고 전국 70여개 지역에서 분산돼 일하고 있어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거의 불가능해 평소 사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사원대표를 뽑기로 한 것.

5개 선거구별로 1명씩 5명의 사원대표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2, 3, 4 선거구에서 각 1명씩 3명의 단독 후보자가 나와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18일 사내 전자게시판에 선거공고가 나자 이들 3명의 후보자들은 20일까지 3일간의 열띤 사이버유세를 시작했다.

"노경협의회에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에게 사원들의 고충과 불만을 직접 전달하겠습니다." 3선거구에 출마한 천원진(32)대리가 자신의 선거구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글이 게시판에 올랐고 다른 후보자들도 나름대로 사원대표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 사내게시판은 순식간에 선거열풍에 휩싸였다.

3일간의 사이버유세가 끝나고 21, 22일 실시된 투표에서 천대리는 찬성 197명, 반대 4명으로 98%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2선거구에 입후보한 박영지(32)대리와 4선거구의 조명진(28)사원도 각각 96%,97%의 지지율로 당선, 3명의 입후보자 모두 사원대표로 선출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이버선거는 임직원 누구나 사내전산망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참여할 수 있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선거방식이 각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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