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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우 울산시장 신년 인터뷰] “울산 먹여살릴 3대 산업 기반 다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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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새해 업무 첫날부터 울산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4일 새벽까지 12.5㎝가 쌓였다. 울산 도심 곳곳에 눈사람이 등장하고 가족·친구끼리 거리에서 눈싸움을 즐기는 보기 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출퇴근 길 자동차들은 가슴 졸이며 빙판길을 기어야 했다. 공무원들도 눈을 치우느라 곤욕을 치렀다.

 “올해가 희망과 시련이 겹치는 해라는 걸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울산시의 신묘년 설계를 들으러 시장실을 찾았다. 박맹우(사진) 시장은 “온 시민의 역량을 결집시켜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배가시키라는 자연의 메시지”라며 창밖에 펼쳐진 눈 풍경을 가리켰다.

 -시민들에게 제시할 희망의 메시지는.

 “울산이 미래에도 ‘산업수도’로서 입지를 지키려면 공해 없고 부가가치 높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2차전지 산업, 원자력 산업, 액체물류(오일허브) 산업 등 3대 신성장 동력 분야에 희망이 보인다. 미래 울산을 먹여살릴 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구체적인 근거가 있나.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분야 공장이 준공되고 솔베이와 코스모화학 등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또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위한 북항지역 기본설계비 45억원도 확보됐다.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SMART) 실증사업 등 지난해 말 수립한 원전산업 마스트플랜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다.”

 -울산은 이미 가진 보물도 못 지킨다는 따가운 시선이 있다. 아직도 원점에서 맴돌고 반구대 암각화 보전 문제다.

 “암각화를 물속에서 건져내기 위해 지난해 문화재청 요구대로 사연댐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그랬으면 정부가 다른 곳에서 울산 시민 식수를 끌어다 줘야 할 것 아닌가. 안타깝고 면목없다. 올해는 울산시가 나서서 총리실 주재로 암각화 보전과 물 문제를 통합 조정하는 협의기구를 만들고, 필요하면 내가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극복해야 할 시련도 있다고 했는데.

 “무상급식 등 무분별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휘둘릴까 걱정이다. 자칫 희망 키우기에 쏟아야 할 힘이 사회적 갈등으로 낭비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공무원 모두가 자기 일에 프로가 되어 상황을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인식시켜 건설적인 동의를 끌어 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민 설득 논리는.

 “전 시민에게 100만원씩 시 예산을 나눠주는 문제로 찬반투표를 실시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 결과대로 시행해야 할까. 무상급식 역시 이와 다를 바 없는 포퓰리즘이다. 전면 무상급식은 부잣집 학생까지 밥값을 대주자는 주장이다. 극단적으로는 사회취약계층을 지원할 예산까지 뺏어 빈부 구별 없이 골고루 나눠주자는 얘기다. 시민 살림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혈세를 그렇게 써도 좋단 말인가.”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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