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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산업동향 분석] 경기회복 탄력 붙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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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 산업활동동향은 우리 경제가 대우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해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생산.소비지표 상승률이 8월에 비해 조금씩 둔화됐지만 추석연휴 등이 끼여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산업활동은 여전히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월 이후 생산과 출하가 환란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소비도 IMF 구제금융 이전 수준에 도달해 경기회복의 온기가 윗목(생산부문)에 이어 아랫목(내수)까지 퍼져가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우리 경제가 정상수준의 문턱을 넘어선 상태며, 아직까진 경기과열이나 물가불안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등 일부 연구기관에서 지적하는 인플레 조짐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활발한 생산.소비〓생산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신장세에 따라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1%가 증가, 8월의 지난해 동월 대비 증가율 29.8%보다 많이 둔화됐다.

그러나 이는 9월에 추석연휴가 끼어 있어 이를 제외할 경우 25% 수준인데다 예년보다(평균 8일) 비가 자주(13일) 많이 왔기 때문이며, 이를 감안하면 상승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 4백45개사의 생산동향을 별도 조사한 결과 이달 중 생산에 0.3%포인트 정도의 감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대우사태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생산 증가율은 14.3%여서 생산 증가가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재고도 전달에 비해 2.4% 늘어나는 등 5월 이후 5개월째 연속 증가세를 보여 본격적인 출하에 대비한 재고 증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대형업체의 설비보수 등으로 한때 주춤했던 제조업가동률도 다시 79.1%로 올라서 회복세를 보였다.

통계청 권오봉 산업동향과장은 "경제가 정상수준일 때 가동률은 최고 85% 수준을 보였다는 점에서 가동률의 추가 상승여력은 남아 있다" 며 "현 추세로 볼 때 내수 확대가 생산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고 설명했다.

소비의 경우 특소세 인하방침이 발표되면서 가전제품의 소비가 대폭 줄어든 데 영향받아 도소매 판매가 지난해 동월 대비 14.1%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도매업(10.5%)보다 할인점.백화점 등의 추석 특수가 반영된 소매업(14%)이 호조를 보여 향후 소비활동이 활발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내수용소비재 출하는 화장품.의약품 등 비내구재의 소비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데 비해 휴대용전화기나 승용차 등 내구소비재의 증가세가 지속돼 소비회복 추세가 내구소비재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통계청은 현재로선 소비가 환란 이전의 0.6%를 초과하는 데 그쳐 물가불안 요인은 없지만 향후 소비가 생산수준을 따라잡을 경우 물가불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꿈틀거리는 투자〓기계류 내수출하가 지난해 동월 대비 27.1%, 기계류수입액은 48.0%, 설비투자는 41.4%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 기계수주는 수송용 트럭 주문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9.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8월 환란 이전의 80%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9월에 87% 수준까지 올라가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가 지난해 투자가 푹 꺼졌던 데 따른 '통계적 착시' 현상일 가능성이 큰데다 아직도 본격적인 대단위 투자보다는 '개수 및 대체투자' 에 머무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 건설경기도 회복 조짐〓추석연휴 등의 영향으로 건설기성액은 감소했지만 국내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건설경기의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조사결과 9월에도 전국에서 공급된 주택건설 물량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8월에 이어 두달 연속 크게 증가(78.5%)했다.

3분기 중 전국 땅값도 0.82%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그동안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점차 활기를 띠고 있어 건설경기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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