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석천, 우승에의 강한 집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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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모여. "

한국시리즈 4차전을 6시간 앞둔 지난 26일 정오. 대전시내 모 음식점 앞에 한화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전날 연장 접전 끝에 2 - 3으로 져 롯데에 일격을 당한 한화선수들은 이날 주장 강석천(32)의 '명령' 을 받고 한자리에 모였다. 점심식사와 함께 선수단의 단합을 추진하겠다는 게 강석천이 선수들을 소집한 명분이었다.

"여기서 질 수는 없다. 꼭 이기자." 강석천의 말은 단 한마디였다.

강의 1년 선배인 송진우.한용덕 등과 구대성.정민철.장종훈.백재호 등 이날 자리를 함께한 주전들은 유니폼을 벗고 모인 이 자리에서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그날 저녁 4차전을 2 - 1 승리로 장식했다. 3승1패. 강석천의 '리더십' 이 보이지 않는 단합을 가져왔고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롯데에 프로야구 최고의 '악바리' 로 통하는 박정태(31)가 있다면 창단 13년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에는 '깡다구' 강석천이 있다. 강석천은 빙그레시절부터 한화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은 토박이다.

여기에 프로 입단 11년동안 쌓인 경험, 세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서 맺힌 한(恨)이 유별난 승부근성을 만들어줬다. 올해 주장으로 뽑혀 선수단 통솔의 책임을 맡고부터 강한 리더십으로 모래알같던 팀워크를 끈끈하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강석천이다.

강석천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부터 두번이나 타석에 바짝 붙는다고 상대투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결국 몸맞는 공을 얻어내는 집념을 과시했다.

롯데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 쐐기타의 주인공이었다. 승리의 교향곡을 연주해내는 '독수리 교향악단' 의 지휘자 강석천의 근성은 이제 마지막 악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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