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계열사 워크아웃 막판 진통

중앙일보

입력

대우 12개 계열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방안의 이번주내 확정을 앞두고 대우와 채권단.회계법인의 의견 조율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와 채권단은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에 보고서를 조속히 제출하라고 독촉하고 있으나 회계법인들은 추후 불거져 나올지 모를 문제를 피하기 위해 막판까지 신중을 기하고 있어 보고서 제출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이번주 중반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회계법인들의 엄격한 자산평가방법에 대해 대우측이 실제 가치를 무시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막바지 조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초부터 회계법인쪽에서 실사보고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계속 지연되고 있다" 며 "회계법인이 막판까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 말했다.

회계법인들은 업체별 자산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거나 부채.재고자산 규모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마무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대우측은 회계법인들의 자산평가가 존속기업으로서가 아니라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어 영업력 등이 평가되지 않는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서 열린 6개 전담은행 협의회에서 회계법인들에 이같은 불만을 토로하고 이연자산 가치나 영업력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상기업으로서 영업가치 등을 평가하는 것과 부실기업으로 판단하고 청산가치에 입각해 평가하면 결과에 큰 차이가 난다" 며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이 막판까지 문제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계법인 실사보고서에는 자산.부채현황뿐 아니라 회계법인이 채권은행과 협의해 작성한 손실분담 비율을 비롯해 향후 매출추정 규모 및 이를 토대로 한 여러가지 경우의 채무조정방안 등이 포함돼 보고서가 나오면 사실상 워크아웃 방안은 채권단의 선택만 남겨두게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과 채권은행은 조속한 워크아웃 방안 확정을 위해 실사과정에서 업체별 생존방안 등까지 협의해 왔다" 며 "회계법인의 막바지 계수조정작업이 끝나면 계열사별 워크아웃 방안의 윤곽이 나온다" 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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