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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박진영, K- POP 아이돌 … 신한류 꿈이 진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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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드림하이’의 배용준(왼쪽)과 박진영. 그들은 이번 드라마를 공동 기획했고, 직접 출연도 한다. ‘드림하이’는 이미 일본에 TV 판권이 팔렸다. [이호형 기자]


“‘겨울연가’ 때부터 욘사마를 좋아했어요. 셋째 딸은 2PM의 열혈 팬이고요. 저만 와서 미안하지만, 돌아가서 자랑할래요.”(일본 나고야에서 온 50대 여성 시라이 마사코)

 원조 한류 스타와 K-POP 아이돌 스타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를 뜨겁게 달궜다. 내년 1월 3일 첫 방송 예정인 KBS2 드라마 ‘드림하이’(연출 이응복, 극본 박혜련)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27일 오후. 드라마의 두 히어로 배용준과 박진영이 얼굴을 드러내자 행사장을 메운 1000여 팬들이 비명을 쏟아냈다. 국내외 매체 500여 명도 취재경쟁을 벌였다. 1세대 한류를 기반으로 K-POP 아이돌을 시청률 견인차로 삼은 드라마다운 출발이다.

‘드림하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가수 아이유. 이번에 연기자로 데뷔한다.

 ◆‘욘사마 투어’=행사장 입구엔 ‘드리米(미)’라는 이름의 쌀 포대가 수북했다. 각 팬클럽이 드라마 성공을 기원하며 기부한 것이다. 결식아동 등에 전달될 ‘드리미’는 총 1.95t 규모. 지지하는 스타를 즐기고, 또 이를 선행으로 연결시킨 팬덤 문화의 위력을 보여준다.

 ‘드림하이’는 배용준의 기획사 키이스트와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가 합작·설립한 ‘홀림’의 첫 번째 드라마. 스타사관학교 기린예고를 배경으로 하는 16부작으로 배용준이 기린예고 이사장 정하명 역으로 출연한다. 2007년 MBC ‘태왕사신기’ 이후 4년 만이다. 박진영도 영어교사 역할로 연기자 신고를 한다.

 발표회는 소규모 콘서트처럼 진행됐다. 비보잉쇼에 이어 티아라·미쓰에이 등이 축하공연을 했다. 후지TV·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를 의식해 일본어로도 통역됐다.

 이같은 진행은 발표회 자체가 일종의 ‘욘사마 투어’였기 때문이다. 해외 한류팬을 대상으로 한 홈페이지 추첨을 통해 일본·중국·홍콩에서 500여 명이 내한했다. 도쿄에서 온 50대 자매 사쿠라이 에리코·안도 아키코는 “3박4일 일정으로 왔고, 행사 후엔 명동과 면세점에서 쇼핑할 예정”이라고 했다.

 ◆K-POP 신한류=‘드림하이’가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드라마 한류의 물꼬를 바꿀지도 주목거리다. 일본 드라마팬이 40~50대 여성층에 국한된 사이 걸그룹을 대표로 하는 K-POP이 10~20대 사이에서 ‘신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최근 드라마엔 아이돌 스타 출연이 필수조건처럼 여겨진다. 실제로도 이들의 출연 여부가 일본·동남아 수출 실적을 가른다. ‘드림하이’에선 이미 연기력을 검증 받은 택연(2PM)과 은정(티아라) 외에도 우영(2PM)·수지(미쓰에이)·아이유 등이 연기자 신고를 한다. 배용준이 키우는 신예 연기자 김수현은 주인공으로 나선다.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무대에 오른 배용준은 “전세계적으로 영상 콘텐트의 크로스오버가 진행 중이다. ‘드림 하이’는 춤·노래가 중점이니만큼 뮤지컬이나 영화로 재창조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원 소스 멀티 유즈’에 대한 기대감을 비쳤다. 박진영은 “드라마 속 기린예고처럼 엔터테이너 양성 전문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고, 이 점에서 배용준과 뜻이 통했다”고 말했다.

‘드림하이’는 일본 TV 판권이 이미 팔렸고, 부가 수익사업(MD·음원·OST·세트장 투어)을 추진 중이다. ‘스타 총집결’이란 새로운 시도가 산업적·내용적 측면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글=강혜란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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