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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연말 단행될 ‘개각 하이라이트’ 문화부 장관 … MB의 결심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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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동관

핵심 측근의 복귀냐, 정치인 발탁이냐. 이명박 대통령이 연말 또는 연초 단행할 부분 개각의 하이라이트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쟁 구도는 이렇게 짜여졌다고 한다. 이 자리는 장관후보자였던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8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면서 유인촌 장관이 계속 맡고 있다. 정부 홍보와 문화 정책의 사령탑으로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많은 요직이다.

 역대 장관들의 면면을 보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핵심 측근들이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노태우 정부 때의 최병렬 장관과 김영삼 정부 때의 주돈식 장관,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장관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의 유인촌 장관이나 신재민 전 장관후보자도 이 대통령 핵심 측근 그룹에 속한다. 측근 그룹 외엔 정치인들이 주로 가는 자리다. 김한길·남궁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정동채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여당 의원을 했던 이들이다.

 이 대통령은 아직 누구를 임명할지 결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측근 그룹에선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정치인 중에선 정병국 의원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정병국

 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맡았던 이 전 수석은 지방선거 패배의 후폭풍이 거셌던 7월 청와대를 나갔다. 이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인물이란 뜻으로 ‘순장조’로 불렸던 그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꿰고 있고, 집권 후반기의 각종 외풍을 막을 만한 강단 을 갖춘 게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홍보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때 2012년 19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란 이야기가 돌기도 했지만 최근 지인들에게 “총선 출마보다는 이 대통령과 끝까지 일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홍보수석 시절 자기 주장이 강해 한나라당에 적이 좀 있고,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 스님과의 불편했던 관계 때문에 불교계와의 마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전 수석 주변에선 “여당 일부 의원들과 지금은 오해를 많이 풀었다”, “수석 시절 문제가 됐던 춘천의 땅을 처분한 돈을 불교 의 복지시설에 기부했고, 현 조계종 지도부와 친분도 두텁다 ”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3선의 정병국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 홍보기획본부장을 역임한 홍보 전문가다. 16대 국회에 입성 뒤 주로 문화체육관광위를 무대로 활동해 전문성도 갖췄다.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국회 청문회 통과가 비교적 수월할 것이란 게 강점이며, 실제로 이런 이유로 정 의원을 추천하는 기류가 한나라당에 있다. 하지만 2012년 총선 출마 때문에 장관 업무수행 기간이 제한을 받는다는 점과 여당의 참패로 끝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들 두 사람 외에 나경원·조윤선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또 템플 스테이 예산 누락 문제로 악화된 불교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불교통인 주호영 전 특임장관을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통령 측근 그룹에선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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