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선 당첨자 신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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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난 10월 캐나다 토론토 시내 복권 판매점에선 4400만 캐나다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다는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로또맥스란 복권이다. 이 복권은 캐나다 주들이 연합해 판매하는 전국 복권이다. 그 주엔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고 다음 주에 당첨자가 나왔다.

캐나다 서부 밴쿠버에 사는 커크 블란쳇-에버트(63)와 클로드 블란쳇-에버트라는 동성 커플에게 돌아갔다. 당첨금은 5000만 캐나다달러(568억원). 제과기술자인 이들은 일을 그만두고 모나코 여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법에 따라 당첨자의 신원이 공개된다. 사진은 물론 어느 도시에 살고 어떤 직업이 있는지도 소개된다.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 중심부의 던다스가에 자리 잡은 아트리움온베이 빌딩 1층엔 온타리오복권게임공사(OLG)가 운영하는 상금지급센터가 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당첨금을 받기 위해 찾는 곳이다. 당첨금을 찾는 곳은 은행 창구처럼 돼 있고, 투명한 쇼윈도로 만들어 놨다. 지나가는 사람도 당첨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볼 수 있다.

 OLG의 돈 피스터 홍보부장은 당첨자 중에는 신원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복권 구매에 참여하는 사람은 당첨자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복권 구매에 참여하는 순간 이런 권리에 이미 동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당첨자 신원 공개를 통해 복권 게임의 정당성을 알리고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며 “이런 것이 당첨자 개인의 프라이버시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도 복권 당첨자에 대한 신원 공개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조지아복권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복권별 1등 당첨자들이 상금액수가 적힌 푯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복권의 실제 당첨자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조지아주의 경우 1등 당첨자가 나오면 판매점에도 인센티브를 준다. 이 복권을 판매한 헤비스셀이라는 상점 역시 2만5000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특별취재팀=서경호(핀란드·스웨덴)·김원배(미국·캐나다)·권호(프랑스·네덜란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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