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서가 『좋은 기업을 넘어 … 』 크린토피아 이범택 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4면

회사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인간 관계에 크고 작은 잡음이 생길 때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거울을 들여다보곤 한다.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인데 보통은 5분, 10분으로 끝나지만 고민이 많은 날은 1시간을 넘기기도 한다.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은 일이 잘 풀릴 때에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자기 자신 외의 요인들에 찬사를 돌리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며 결코 운이 나쁜 걸 탓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 나오는 대목이다. 처음에는 너무 이상적으로만 느껴졌는데, 요즘은 그 말이 자꾸 떠올라 어려운 일이 닥치면 거울을 먼저 찾게 된다.

 이 책은 이외에도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들로 적합한 사람 선정, 고슴도치 컨셉트 등을 제시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공법과는 다른 점이 많다. 넘치는 카리스마와 관계없이 겸손한 리더가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목표보다는 인재를 육성하고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것이 더 먼저라고 한다. 또 위대한 기업이 되는 비결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깊은 열정을 갖고 있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무 단순하고 정직해 감탄이 나온다.

 나는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점을 인재경영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다. 크린토피아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세탁을 하는 회사다 보니 시설투자 비중이 크고 유통망 확보 문제로 설립 후 10년간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도 인재 확보에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공장이 기계로 돌아가지만 인재가 있어야 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 기반을 다진 2005년부터는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외부 위탁교육은 물론 좋은 강사를 초청해 교육을 하고 대리급 이상은 무조건 온라인 MBA를 수강하게 했다. 책도 직원들이 영수증만 제출하면 마음껏 살 수 있도록 했다. 긴 세월 축적된 인재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09년 대리점 1000호 점을 넘어 올해는 1400여 곳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것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눈앞의 재물을 얻는 데 급급한 사람들, 일이 잘못됐을 때 비난의 화살을 남에게 돌리는 사람들, 또 상황이 좋아지면 적당히 괜찮은 현재에 안주하려는 우리 모두에게 잊고 있던 삶의 기본을 일깨우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