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공부계획 짜려고 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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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민(평촌 부림중 1사진)양은 얼마전부터 공부하는 시간이 즐겁다. 재미있게 공부하다보니 성적도 저절로 올랐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뒤 70점대에 머물던 성적은 지난 2학기 중간고사에서 80점 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맞춤식 공부계획’을 짠 것이 성공비결이었다.

책상에 앉아있지만 집중력은 떨어져

지양은 중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만 해도 공부에 별 관심이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학원도 여러 군데 다녔지만 성적이 크게 향상된 적은 없었다. 학원은 엄마가 주위의 정보를 통해 좋은 곳을 골라주면 별다른 생각 없이 꾸준히 다녔다.

그러다보니 매일 착실하게 학원수업시간에 출석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딴데 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학원수업이 끝난 뒤 돌아와서 숙제도 마치면 늦은 밤이 되기 일쑤였다. 밤 늦게까지 공부했지만 이상하게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지양을 처음 상담했던 엘티엘코칭연구소 엄연옥 소장은 “혜민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 스스로 공부를 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공부라 능률이 오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책상에 앉으면 앞에 펼쳐놓은 문제집을 보는 대신 딴 생각을 하는 시간이 절반을 넘었다. 지양은 “평소 3시간을 공부하면 1시간반 정도는 딴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시험 직전에도 벼락 공부식으로 학습해 찬찬히 개념을 익히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계획 짠 뒤 공부량 늘어

엄 소장은 지양에게 “다니는 학원을 줄이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라”고 권했다. 매일 다니던 수학과 영어학원을 주 3회로 줄였다. 대신 학원을 다녀온 뒤 숙제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혼자 복습하는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 가량 배정했다. 수학과 영어 공부를 마친 뒤엔 국어와 사회 등 다른 과목을 공부하기로 했다. 지양은 “영어·수학 학원을 다니느라 다른 과목은 거의 따로 공부하지 않았다”며 “학원을 줄이자 다른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말 공부 습관도 달라졌다. 한주간 지키지 못한 공부량을 채우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지양은 “이전에는 주말동안 실제 공부에 할애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엄마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느라 실제 집중한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시험 기간 3주 전에는 ‘3주 프로젝트 계획표’를 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과목별로 개념을 확인하고 문제를 푼 뒤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시험 전날은 3주간 공부한 내용을 총정리하며 배운 내용을 정리했다.

성적이 오르는 재미를 맛본 지양은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한 사회과목의 실력을 올리기로 결심한 것. 이번 겨울방학에도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어와 수학학원은 다니되, 숙제와 별도로 복습을 꼼꼼하게 하기로 계획을 짰다. 가족과의 관계가 더 좋아진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지양은 “공부 시간은 길었지만 실제 성과가 나지 않던 이전에 비해 엄마와 사이도 더 좋아졌다”며 “엄마가 날 지지하고 믿어주는 것이 느껴져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 최명헌 기자 >

겨울방학 학습계획, 이렇게 짜보세요.
1. 전략과목 정하기 : 평소 자신 없는 과목을 두 과목 고르세요.
2. 목표 정하기 : 전략과목에서 부족한 단원을 체크해 목표를 정하세요.
3. 시간계획 짜기 : 전략과목에 하루 1시간씩 투자하고, 상세목표를 세우세요.
4. 주말에 보충하기 : 한주가 지난 뒤엔 모자란 공부를 보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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