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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대기업 신규채용 늘었지만 취업난 여전

중앙일보

입력

4학년 학우들은 한창 바쁘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열기 위해서이다. 이번 하반기에 대기업 신규채용 등으로 지난해보다 취업 전망이 밝다고는 하나 축적된 미취업자로 인해 취업난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 외국기업까지 가세해 이번 채용시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넓은 편 이다. 취업전문 월간지 '리쿠르트'가 8월 1일(일)
부터 9월 12일(일)
까지 1천여개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가량인 5백2개 기업이 올 하반기에 채용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채용규모는 1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숫자는 취업사상 최악의 해였던 지난해 총채용인원 7천4백5십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예정자들에게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내년 2월 대학졸업 예정자수는 대략 20만명이다. 또 외환위기 이후 적체된 취업 대기자들이 30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대략 50만명 이 취업이라는 전쟁터에 총대를 맨 셈이다. 이는 1만6천명이라는 채용규모에 너무나 많은 수이다. 중소기업 채용까지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란다. 인하대학교 취업지도계장은 "이번 상황이 전과 비교해 호황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것은 지난해에 뽑지 못한 인력을 뽑는 셈이지, 전과 상황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하반기 채용시장을 전망했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가 경력사원을 선호하고 있어서 신입사원이 되는 사회 초년생인 졸업예 정자들은 다시 한번 좌절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용시장이 전과 다른 점은 공채로 모집할 경우에 많은 인원이 몰려 혼란할 것을 우려해 인터넷이나 각 대학에 맡기는 등의 수시 모집 형태인데 이는 정보를 얻지 못하면 응시의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많은 수 때문에 이번 채용시장은 정보의 획득이 토익보다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졸업예정자인 김덕기(인하대·4)
학우는 "인터넷으로 일자리를 찾는다. 많은 기업들이 취업광 고를 내고 있고 경기가 풀렸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많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리의 피부의 와닿는 채용의 기회는 적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각대학의 취업정보센터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설명회나 인·적성 검사, 신체검사 등의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학 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가 왔을 때 정부는 실업대책 중 청년실업의 문제를 인턴제라는 미봉책으로 수수방 관했다. 그러나 청년실업은 임시방편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에 정부는 지금에라도 근본적인 실업대책을 세워야 하며 이에 학교당국 또한 취업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관련 교육을 해주어야 한다. 또한 학우 자신도 뒤지지 않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이번 하반기 취업에서 시선을 두어야 할 점이다.

권순천 인터넷 명예기자
<ROBINS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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