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칵테일] “저, 조수미예요.” 케주얼한 프리마돈나의 전화 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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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조수미예요.”
소프라노 조수미의 홍콩 공연 소식을 접하고 협연이 예정된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에 인터뷰 주선을 요청했더니 공연 이틀 전인 9일 저녁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해외 공연 대부분은 현지 스텝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따로 한국 매니저가 수행하지 않아 인터뷰 일정을 직접 조정한다는 것이다.

“아. 네” 홍콩에 거주하는 동명이인의 교민 또는 주재원이 아닐까 싶어 짧게 답했다가 인터뷰 얘기가 나오면서 ‘그 조수미’ 였다는 걸 알게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해외 콩쿠르 1등을 휩쓸어 클래식에 문외한이었던 까까머리 고교생이었던 기자도 이름 석자가 낯설지 않았던 그 조수미였다. 그와의 전화 에피소드를 성악에 일가견이 있는 본지 도쿄 특파원 박소영 기자에게 전했다. “참 케주얼하네요.” 그랬다. ‘케주얼’ ‘소탈’ ‘푼수끼(본인 표현)’ . 이번 홍콩 공연과 두 차례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받은 느낌은 이런 편안함이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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