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택사업 어떻습니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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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합니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미분양은 되레 늘고(서울·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은 대거 쏟아지고… 사업계획은 내년이나 돼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도 주택사업 계획은 언제쯤 나오느냐는 질문에 한 건설업체 주택사업 담당자가 한 말이다.

건설업체들이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년 같으면 한창 내년도 주택사업 계획을 짜느라 분주해야 하지만 내년 민간 분양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형 업체는 내년에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세부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또다른 대형 업체도 8000가구 정도를 분양할 계획이지만 구체적 일정은 없다.

“분양시기? 시장 상황 봐서”

그나마 이들 업체들은 사정이 나은 편. 대략적인 윤곽조차 잡지 못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업체들을 옥죄는 건 무엇보다 값싼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이다. 정부는 최근 내년 보금자리주택 공급 규모를 올해보다 3만 가구 늘려 잡았다(총 21만 가구 예정).

민간주택 공급량 감소분을 공공주택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당장 1월부터 보금자리 시범지구 본청약이 시작된다. 2차, 3차지구 본청약도 이어진다. 이들 주택은 서울 강남권 등 입지가 좋고, 가격 경쟁에서도 민간보다 우위에 있다. 민영주택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셈이다.

건설업체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공공주택을 피해 분양해야 하는데, 워낙 물량이 많다보니 피해가기도 쉽지 않다”며 “분양 물량이나 일정을 잡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보금자리주택이 쏟아지면서 건설업체들의 첫 분양 시기는 3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분양대행 업체 관계자는 “올해만 해도 연초 세운 계획을 제대로 따른 곳이 없다”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그때그때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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