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학 합격 축하’ 현수막 … 서울교육청 “걸지 말라” 공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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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고교가 재학생과 졸업생의 명문대 합격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각 학교에 ‘○○대 ○○○합격’과 같이 대학 진학 현황과 명단을 알리는 현수막을 교문 등에 거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수시 합격자 현수막을 내건 학교들은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정문에 진학 현수막을 못 걸게 막는 것은 처음”이라며 “지나친 공부 경쟁을 꺼리는 곽노현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고교선택제를 도입해 학교 간 학생 유치 경쟁을 시켜놓고 발을 묵는 황당한 행정이라는 것이다. 한 자율형사립고 교사는 “학생들이 먼저 고교를 선택하기 때문에 학교 홍보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공립고 교감은 “학생들에게 동의를 구해 홍보하는 것인데 교육감 간섭이 지나치다”며 “현수막을 걸고는 싶지만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어 고민”이라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부모 서경덕씨는 “ 엄마들은 학교 성과를 쉽게 알기 어렵다”며 “현수막은 지역 아이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정보”라고 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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