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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부분임대 아파트’ 서울서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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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아파트의 일부 공간을 세놓을 수 있는 부분임대 아파트가 새로운 수익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동부건설이 동작구 흑석뉴타운 6구역에 짓는 센트레빌Ⅱ 963가구 중 84㎡형(이하 전용) 34가구가 이달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부분임대형으로 선보인다. 이어 2016년까지 5개 뉴타운에서 4369가구의 부분임대형이 잇따라 분양된다. 서울시 홍석기 주무관은 “지난해만 해도 서울시가 부분임대를 짓도록 권장했지만 최근에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가구수를 늘리겠다고 요청한다”고 전했다.

 ◆한 지붕 두 가족 구조=흑석센트레빌Ⅱ 부분임대형은 84㎡ 중 64㎡를 주인이 쓰고 나머지 20㎡는 주방·욕실·세탁실 등이 갖춰진 임대형이다. 두 공간은 문으로 연결되며 벽을 설치할 경우 완전히 분리된다. GS건설도 흑석뉴타운 3구역에 다양한 평면의 부분임대 아파트 492가구를 짓는다. 3가구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더블 임대수익 평면, 1층 층고를 높이고 다락방을 설치해 2가구가 아래·위층에 살도록 만든 복층형 등이 선보인다. 한 공간에 세입자 2명이 거주할 수 있는 2침실형 평면, 거실과 침실을 별로도 구분한 부분임대형도 나온다. GS건설 주택사업본부장 임충희 전무는 “재개발 사업지는 조합원들이 대부분 장년층 이상이어서 부분임대형에 대한 기대감이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부분임대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는 대부분 은퇴를 맞은 장년층이나 노인층이다. 아파트의 편리함과 안전함을 누리면서 고정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다. 피데스개발 김희정 소장은 “늘어나는 은퇴자들이 집에 살면서 세를 놓을 만한 주거시설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부분임대 아파트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은 연 3~4% 예상=수익률은 오피스텔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여서 분양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흑석센트레빌Ⅱ 84㎡형 분양가는 6억8480만원(기준층)이다. 20㎡에 1억6300여만원이 투자되는 셈이다. 이 공간을 세 놓으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을 받을 수 있어 임대수익률이 연 4%(세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크기의 인근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5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지만 매매가(9000만원)가 낮아 연 수익률이 6%선이다.

 하지만 84㎡짜리 한 채를 임대하는 것보다 수익이 낫다. 이 아파트 84㎡형을 주변시세인 평균 보증금 1억원에 월 110만원에 임대할 경우 투자수익률이 연 2.2%다. 반면 64㎡와 20㎡로 쪼개 세 놓을 경우 각각 보증금 8000만원에 월 90만원,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을 받을 수 있어 연 2.9%에 이른다. 나중에 팔 경우 매매가가 잘 오르지 않는 오피스텔보다 차익은 더 많이 챙길 것으로 기대된다. 흑석동 한강공인 황선미 사장은 “원룸주택보다 시설이 좋고 안전한 데다 희소가치가 있어 수익률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오피스텔보다 관리비가 싸고 아파트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누릴 수 있으나 완벽하게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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