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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0.07초간 전압 저하에 대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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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0.07초의 전압 저하가 일본 제조업 현장을 뒤흔들었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10일 “미에(三重)현 공장 밀집 지역인 욧카이치(四日市)시를 관장하는 주부(中部)전력에서 8일 오전 내보낸 전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도시바(東芝)가 100억 엔의 피해를 본 것을 비롯, 핵심 제조업체들의 조업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도시바의 경우 메모리카드 및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이 밀려 공장이 전면 가동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전압 저하로 생산라인이 일부 정지됐다. 신문은 “반도체 제조의 경우 한번 생산이 중단되면 라인 세척과 점검 등으로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 1~2월 출하량이 약 20% 정도 줄어들어 100억 엔(약 1350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밖에 자동차를 생산하는 혼다의 부품공장, 도요타자동차의 차체공장, 코스모 석유화학, 미쓰비시케미컬 홀딩스 등 핵심 기업들의 조업도 일시 중단됐다.

 주부전력은 “대기업 공장 7곳을 포함해 146개 기업의 시설이 전압 저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주부전력이 공급하는 전압이 갑자기 저하된 것은 욧카이치 화력발전소의 스위치 결함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스위치 결함이 왜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밀장치의 경우 전압이 20% 이상 낮아진 상태가 0.01초 이상 지속될 경우 가동에 영향이 생기는 것으로 본다. 신문은 “고품질의 전력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제조 현장의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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