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 줄어 합격선 올라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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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입에서는 지난해보다 3만700여 명 늘어난 66만8991명이 수능시험에 응시했다. 이번 수능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워져 상위권 변별력이 높아졌다. 특히 수리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11점이나 올랐다. 수리 가형 원점수 만점자도 역대 최소인 35명이다. 언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6점, 외국어영역은 2점 상승했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과 상위권 수험생 간의 점수 차가 커지는 등 수능 변별력이 커졌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전형에서는 이들 세 영역, 특히 수리 영력이 상위권 대학 당락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리 가형 점수에 따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최상위권 학과와 의학계열 합격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문계열에서도 수리 나형 점수가 언어영역과 함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보다 정시모집 인원이 9900여 명 줄어들어 각 대학의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막판 눈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입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각 대학들이 분할 모집을 확대하고, 모집 군을 다양하게 이동하는 것이다. 가톨릭대 인문계와 국민대가 가군 모집에서 가·다군 분할 모집으로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가군과 나군에서만 신입생을 뽑던 경희대와 서울시립대는 올해 다군에서도 신입생을 선발한다.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다군 선택 대학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다군에서 전체 모집 단위를 선발하는 주요 대학은 건국대·아주대·홍익대 정도다.

 탐구영역은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대학들이 두 과목으로 반영 과목 수를 줄였다. 하지만 자연계열의 경우에는 연세대·성균관대 등이 과탐을 30% 반영하는 등 반영 비율이 상당히 높아 탐구영역 고득점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시모집 정원이 모집계획에서 발표된 숫자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감안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중위권 수험생은 수능이 어려워지면서 평소보다 원점수가 하락했을 수 있다. 그러나 수능은 원점수가 아니라 표준점수, 백분위 성적으로 산출하는 만큼 각 대학의 수능과 학생부 성적 산출 방법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이번 수능 채점 결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원하는 곳에 소신 지원할 경우 합격할 가능성이 커졌다. 상위권 이하에서는 어려운 수능과 2012학년도 수리영역 출제범위 변화 등으로 인해 안전 지원 추세가 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럴 경우 중상위권 이상 대학에서 비인기 학과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향 지원 추세가 강할 경우 일부 대학의 상위학과는 지원 인원이 감소하거나 합격점이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으므로 3번의 기회 중 한번은 소신 지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입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글로벌 경영·경제 분야 학과처럼 장학금이나 해외 연수프로그램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각 대학이 최근 신설하고 있는 특성화 학과에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수능은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 간 성적 차이가 지난해보다 커 의학계열의 경우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신 지원 경향이 뚜렷할 가능성이 크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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