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머리 빗나가고 무도는 맞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한의 지난달 23일 연평도 공격 때 우리 군이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80발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군 진지와 방사포를 타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위성사진 업체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 개머리 지역에 쏜 포탄 30발 중 방사포가 전개한 지점에 떨어진 것은 한 발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4발은 논과 밭에 떨어졌으며, 나머지는 사진에 나타나지 않았다. 국정원은 군사위성을 통해 개머리 지역으로 날아간 6발의 포탄을 추가로 확인했으나, 이 6발도 부대 진지 안은 아니었다고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전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도 지역에 쏜 포탄 50발도 3발만 명확히 북한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위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회(위원장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가 2일 무도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국가정보원에서 넘겨받아 공개한 데 따르면 K-9 자주포 15발의 탄착 지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발은 군 막사에서 25m 떨어진 지점에, 2발은 막사가 아닌 부대 시설에서 10m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다고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과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K-9 자주포의 살상 범위는 50X50m다. 이범관 의원은 “해안포 진지 안에 15발이 떨어졌으며 영내에 북한군이 있었다면 사상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재성 의원은 “군사 시설 10m 부근에 떨어진 2발 정도만 확실히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합참은 이에 대해 “(위성사진 이외의) 기타 첩보를 고려할 경우 북한군에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교통호 매몰과 화재 발생 등의 상당한 피해가 있는 것으로 확인·추정된다”고 밝혔다. 무도 지역 위성사진은 연평도 공격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촬영된 것으로, 사진에는 북한군 기지 내 막사 및 각종 지원시설의 모습과 함께 노란색 원으로 15발의 탄착 지점이 표시돼 있다. 국정원은 연평도 해병부대가 개머리와 무도 지역으로 대응사격한 자주포 80발 가운데 45발의 탄착 지점을 확인했다고 1일 밝힌 바 있다.

강민석·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