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사랑을 버무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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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각 가정에서는 김치를 담그는 손길이 분주하다.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쳐 주는 글 등에서 “먼저 파·무채·젓갈 등의 재료를 버물여야 한다” “버므린 김칫소를 절여 놓은 배추 사이사이에 넣는다”와 같은 표현을 종종 볼 수 있다.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는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위에서처럼 ‘버물이다’ ‘버므리다’를 쓰곤 하나 ‘버무리다’가 바른 표현이다.

따라서 ‘버무리다’를 활용한 표현 역시 “사랑으로 버무린 김치 한번 드셔 보세요”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야 한다”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김치를 버무렸다”에서처럼 ‘버무린, 버무려야, 버무렸다’ 등과 같이 써야 바르다.

참고로 김장 관련 표현 중 틀리기 쉬운 것으로 “김칫속을 사이사이 골고루 넣어야 김치에 간이 잘 밴다”와 같이 쓰곤 하는 ‘김칫속’이 있다. 김치나 만두를 만들 때 그 안에 넣는 양념을 가리키는 단어인 ‘소’가 ‘김치’와 결합해 만들어진 ‘김칫소’가 바른 표현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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