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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작년 중의원 후보에 62억원 나눠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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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정계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전 민주당 간사장의 힘의 근원은 역시 돈이었다.

 총무성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2009년 정치자금수지 보고서’에 따르면 오자와는 정권교체를 이룬 지난해 8월 30일의 중의원 선거 직전 자신이 ‘관리’하는 후보 91명에게 1인당 200만~500만 엔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총 4억4900만 엔(약 62억원)을 배분했다. 물론 이 자금은 당의 공식 지원금이 아니라 오자와가 별도로 비서 등을 통해 도쿄 시내 호텔과 개인 정치자금관리단체인 리쿠잔카이(陸山會)로 불러 봉투로 전달했다고 한다. 오자와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 91명 중 52명은 정치 신인으로, 지난해 선거에서 대부분 당선됐다.

 자료에 따르면 오자와가 지난해에 거둬들인 정치자금은 10억2922만 엔(약 142억원)이었고 이 중 리쿠잔카이의 수입은 9억1282만 엔(126억원)이었다. 국회의원 정치자금관리단체 가운데 압도적인 1위였다. 2위인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일어나라 일본’ 당 대표 정치자금관리단체의 2억3211만 엔(약 32억원)의 4배에 달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억3102만 엔(약 18억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1억3700만 엔(약 18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리쿠잔카이는 출마후보들에게 나눠 준 돈 가운데 3억7000만 엔을 오자와 개인에게 빌렸다가 오자와의 다른 정치단체인 ‘개혁포럼 21’로부터 3억7000만 엔을 기부받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포럼 21은 1994년 오자와가 이끌던 신생당이 해체하면서 남은 정치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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