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한국 볼링 3위하고도 동메달 못 받은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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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3위에 올랐지만 동메달은 4위에게 주어졌다. 황당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18일 광저우 텐허 볼링장에서 벌어진 볼링 여자 2인조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나란히 점수표 제일 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진아-강혜은 조가 2687점으로 1위, 손연희-홍수연조가 2664점으로 2위, 황선옥-전은희조가 260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황선옥과 전은희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고 4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국가가 금·은·동메달을 독식할 수 없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규정 때문이다. 황선옥은 “나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 괜찮지만 막내 은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전은희는 “3인조와 5인조 경기가 있으니까 그때 따면 된다”면서도 아쉬운 기색은 지우지 못했다.

 볼링 대표팀 관계자들은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아쉬워했다. 여자 볼링은 1998년 방콕 대회 개인전에서 차미정이 3위를 하고도 동메달을 받지 못한 바 있다. 당시 여자 양궁 개인전 3위에 오른 이미정도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여자 골프의 장정은 4위를 했지만 3위를 한 대만 선수를 끌어내리고 행운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도 메달이지만 두 선수는 체육연금 점수에서도 손해를 봤다. 황선옥은 이번 아시안게임 전까지 79점을 쌓았다. 개인전 금메달로 10점을 추가한 황선옥은 동메달 점수(1점)을 보태면 90점이 돼 매월 82만5000원에서 7만5000원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금 점수도 메달과 함께 날아갔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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