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도 할인점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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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과 농협유통이 공동으로 할인점 사업에 진출한다. 양사는 11일 신개념 할인점인 '하나로.현대클럽(가칭)' 사업을 함께 하기로 업무제휴 약정을 하고, 조만간 이 사업을 할 신설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신규 할인점은 현대백화점이 의류.잡화 부문을 맡고, 농협유통은 국산 농산물 등 식품 부문을 맡아 복합 할인매장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현재 점포를 낼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우선 1.2호점은 수도권에 연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첫 점포는 이르면 연내에 여는 게 목표다. 이번 제휴는 신규 출점 점포에 적용되며, 기존의 하나로마트는 이번 제휴 대상이 아니라고 농협유통 측은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의 이번 할인점 진출에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합작 법인은 조만간 20여 개 정도까지 점포를 낼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농협이 전국에 많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최근 구조조정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 전망이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까르푸와 업무제휴 협상을 벌이며 할인점 사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업계에선 할인점 사업이 현대의 고급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쉽게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에 현대백화점 경청호 사장은 "백화점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업종 다양화 차원에서 할인점 사업이 불가피하다"면서 "후발업체지만 믿을 수 있는 국산 농산물 유통업체인 농협유통과 합작을 통해 판매상품 전 분야에서 최상의 품질을 확보하게 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유통 이상영 사장은 "이번 제휴로 국산농산물 판로를 확대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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