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예상점수 해석 잘 하면 합격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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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면 성적표를 기다리지 말고 가채점으로 예상점수를 파악해보자. 남은 수시나 정시 중 어디에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채점 원점수의 향상 여부는 올 3·6·9월 모의고사에 빗대어 보면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일부 모의고사는 재수생이 빠져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선 지원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방법에 따라 자신의 표준점수·백분위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포토]

 수시2차에서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예년 경쟁률은 40~50대 1에 이를 정도로 높다. 그러나 상향지원과 중복지원을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 가장 먼저 유념할 사항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면 언·수·외 모두 최소2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 논술 등 대학별 고사도 판단 기준 중 하나다.

생각보다 수능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수능 점수 반영률이 높은 정시 대신, 대학별 고사로 낮은 점수를 보완할 수 있는 수시 지원 기회를 잡는 편이 낫다.

 요즘엔 수능시험 뒤 2~3일이면 학원가에서 만든 표준점수·백분위·등급·합격선의 윤곽이 나온다. 여기에 자신의 점수를 대입하면 대략적인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다만 표본조사이므로 오차를 감안해야 한다. 서울시나 부산시 교육청 진학지도협의회에서 발표하는 분석자료도 참고할만하다.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다.

 표준점수는 상위권 대학들이 많이 반영한다. 표준편차와 평균으로 계산되므로 시험 난이도와 응시집단의 실력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시험이 어려워 응시집단의 평균이 낮아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또 원점수의 영역별 합이 같은 두 수험생이 있는 경우, 둘 중 표준편차가 작은 영역에서 고득점을 거둔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더 높게 나온다.

 따라서 영역별로 자기 점수의 강·약점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어 지원하는 대학이 영역별 조합·반영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영역의 표준점수를 많이 받느냐에 따라 지원 시 유·불리가 나눠진다.

 백분위는 우수한 영역과 취약한 영역을 바로 판별하는 지표다. 백분위는 상대평가에 따라 석차를 정수로 표현하므로, 원점수나 표준점수가 다른 두 학생이 똑같은 백분위를 받을 수도 있다. 백분위는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몰려 있는 중위권에서의 변별력이 높아 주로 중위권 대학에서 반영한다.

 수능성적을 읽을 땐 영역별 파악에 그치지 말고 언·수·외·탐 합계도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파악해야 한다. 영역의 조합에 따라 결과가 서로 달라질 수 있어서다. 대학별로 영역 반영비율과 가중치 부여에 따른 감점 여부까지 계산해 지원의 유·불리를 가늠해 봐야 한다. 특히 교차지원 시 수리 ‘가’형과 ‘나’형의 대학별 가산점 차이에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

박정식 기자

◆표준점수=응시영역에서 상대적 위치나 성취수준을 나타내는 수치. 평균이 낮은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표준점수도 높아진다.

◆백분위=내 점수보다 낮은 수험생이 집단에서 몇 %인지 보여줘 수험생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지수. 수리영역 백분위가 97이면 수험생 97%가 나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원점수=영역별로 수험생이 정답을 맞춘 문항의 배점을 합한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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