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호민관 활동 … 정부가 제동 걸어 독립성 훼손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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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무총리실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민화(사진) 기업호민관은 정부가 여러 형태로 호민관 활동에 제약을 가하며 독립성을 훼손시킨 점이 사퇴 이유라고 밝혔다. 이 호민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있는 기업호민관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민관실의 독립성은 규제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사임을 한다”고 말했다.

 이 호민관은 지난 9월 29일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 발표 이후 진행된 기업호민관실의 사업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기업호민관실은 대·중소기업 간 거래의 공정성 등을 평가하는 지표인 ‘호민인덱스’를 개발하고 시범 평가 사업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10월 12일 열기로 했다. 이 공청회가 정부의 반대로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호민인덱스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시범 조사도 유보됐다고 이 호민관은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과의 동반성장 실태를 서면조사하기 위한 e-메일을 발송할 것을 기업호민관실에 파견된 중소기업청 직원들에게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이 호민관은 지적했다. 그는 “상부의 엄청난 지시가 내려져 중기청 직원들이 업무를 거부했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호민관실의 독립성에 관한 의견을 청와대에도 얘기해 봤지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중기청의 관계자는 “호민인덱스는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업무인데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보는 것은 확대해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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