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큰 눈 오기 전에 미리 익히는 ‘운전의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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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눈길 운전, 몇 가지만 주의하면 크게 당황할 일 없다. 올 2월 버지니아주에 내린 폭설. [중앙포토]

폭설·폭우 등 이상 기후가 잦아졌다. 이런 날씨에는 일상 생활이 전반적으로 불편해지지만, 불편함을 넘어 위험해지기까지 하는 게 바로 운전이다. 눈·비는 운전할 때 시야를 가릴 뿐만 아니라, 주행 자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미리 눈이 오기 전 스노체인을 감아두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 중 갑작스럽게 폭설을 만나면 당황하게 마련. 큰눈이 오기 전에 폭설 대비 ‘운전의 기술’을 익혀 두자. KMSA(한국모터스포츠협회) 최광년 단장의 도움을 받았다.

수칙1 자세 낮추고 시야 넓히는 연습 일주일만

눈·비가 온다고 평상시의 운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운전의 제1 수칙은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것. 미리 대처하는 예측 능력이 결정적인 순간의 순발력보다 훨씬 쓸모가 있다. 레이서들의 운전 교범을 벤치마킹해 시야를 넓히는 연습을 한다. 레이서들은 몸을 최대한 낮춰 시선을 거의 운전대 정도의 높이에 둔다. 그러면 시야가 옆으로 넓게 트이게 된다. 일반 운전자들도 될 수 있으면 좌석을 낮춰서 시야를 확보하는 게 좋다.

시야를 넓히려는 평상시 훈련이 필요하다. 운전을 하다 보면 계속 시야가 좁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의식적으로 먼 곳을 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를 일주일 정도만 하면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칙2 속도는 액셀을 떼면서 줄여야

마른 노면의 경우 마찰계수는 0.8, 비가 올 때는 0.5, 눈이 올 때는 0.3이다. 마찰 계수가 높을수록 꺼끌꺼끌하고, 낮을수록 미끄럽다. 타이어는 노면을 꾹꾹 밟으며 달린다. 즉 타이어와 노면이 잘 맞물려야 앞으로 나가는 탄력을 받는다는 말이다. 말이 지면을 박차고 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눈·비가 오면 일단 마른 노면보다 30~40% 느린 속도로 달려야 한다. 특히 갑작스러운 감속·가속은 금물. 풋브레이크를 밟기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서서히 떼는 식으로 속력을 줄여야 한다. 풋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갑작스럽게 감속하면 차체가 미끄러지기 쉽다. 일단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조향 자체가 소용이 없어진다. 핸들을 틀더라도 나아가는 방향으로 관성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을 살살 달래듯이 밟아야 한다.

수칙3 언덕길에서는 멈추면 위험

눈길 언덕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한 번 멈추면 움직이기 힘들다는 것. 지난 1월 폭설에서 언덕에서 차들이 무더기로 미끄러진 건 이런 이유다. 멈춘 차를 움직이거나 미끄러지는 차를 바로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언덕을 갈 때는 가던 관성을 이용하되 미끄러지지 않도록 적당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앞차와 될수록 멀리 떨어져 오르고 내리는 게 살길이다.

급경사의 경우 지그재그로 오르는 것도 미끄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눈이 내린 지 얼마 안 되는 경우 앞차가 만든 바퀴 자국을 따라가는 게 좋다. 아직 노면의 마찰계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눈이 눌려 빙판이 된 경우에는 오히려 이런 바퀴 자국을 피해야 한다. 눈보다 얼음이 훨씬 미끄러운 건 상식이다.

브레이크를 수차례 끊듯이 밟았다 떼는 방식으로 감속을 할 필요는 없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ABS(Anti-lock Break System: 급제동 시 바퀴 잠금 방지 장치) 시스템이 다 설치돼 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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