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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시시콜콜] 이루마의 인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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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이루마에게도 무명 시절이 있었다. 영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왔던 20대 초반이다. 연극 ‘태’의 음악을 맡은 뒤 한국에서 작곡가로 데뷔를 꿈꿨다. 곡을 만들어 음반사에 보내도 답이 없었다. “버스비가 없어서 걸어다녔어야 했을 정도”라고 한다. 신인 가수를 키워보려고도 했지만 실패했다.

그를 알아 본 최초의 사람이 윤석호PD다. 2001년 드라마 ‘겨울연가’에 ‘When the love falls’를 넣었다. 이 음악이 들어있던 이루마의 2집도 덩달아 히트를 기록했다. 지금은 일본 팬클럽이 생겼을 정도다.

이처럼 윤PD는 이루마 음악 활동의 든든한 지원자다. 둘은 2006년 ‘봄의 왈츠’에서 또 한번 궁합을 과시했다. 드라마다 일본에서 히트할 때마다 이루마의 팬도 늘어났다.

이루마의 장점 중 하나는 스타일 맞는 조력자와의 빈번한 협동 작업이다. 윤PD 뿐 아니라 클래식 연주자인 송영훈(첼로)·김정원(피아노) 등과도 종종 무대에 선다. 어려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던 이력을 살려 ‘MIK 앙상블’이라는 클래식 실내악단을 위한 피아노4중주를 작곡하기도 했다. ‘MIK 앙상블’은 이루마의 클래식 어법이 담긴 음악 ‘하이네를 위한 엘레지’를 실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작곡가의 위치를 확실히 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루마는 피아노 독주곡에서 덩치를 키워, 여러 악기를 집어넣을 때마다 함께할 연주자들을 세심히 고른다. 최근 가장 인기곡으로 떠오른 ‘River flows in you’에는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루빈, 첼리스트 김영민이 함께 했다. 이루마의 이같은 ‘인맥’은 그가 다양한 색채의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산이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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