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선배와의 대화] 이성희 한국 P&G 마케팅본부 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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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찾으려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합니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한국 P&G의 마케팅본부 이성희(사진) 부장은 “나는 처음부터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입사 준비를 했고, 그 덕에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인 P&G에 입사했다”며 “여러분도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서울 신수동 서강대에서 열린 ‘취업 선배와의 대화’ 자리에서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 기업인 P&G는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회사다. 이 부장은 “나는 1년차 때부터 화장품 브랜드 SK2의 국내 시장 3분의 1에 대해 마케팅 실무를 맡았고, 4년 만에 1500억원 규모의 SK2 화장품 전체시장을 이끌었다”며 “이런 문화 속에서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P&G의 최고 자산은 인재”라며 1947년 당시 P&G 리처드 듀플 회장이 남긴 말을 인용했다. “우리의 자산과 건물, 브랜드를 가져가도 인재만 남겨둔다면 우리는 10년 안에 모든 것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부장은 “우리는 그만큼 사람과 인재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회사”라며 “인수합병으로 들어온 임원을 제외하면 모든 임원이 신입사원 시절부터 P&G에서 키운 인재들”이라고 강조했다.

 P&G의 또 다른 매력은 해외 근무 기회다. 현재 한국 P&G 직원 320명 중 70명이 해외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부장 역시 일본과 싱가포르 지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그는 일본 지사에서 헤드앤숄더 두피 마사지 크림을 개발한 경험을 들려줬다. “일본 지사에서 성분을 개발한 뒤 제네바에서 제품 포장을 만들고, 태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어요. 그리고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 제품을 출시했죠.” 그야말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다.

 P&G 입사 과정은 다소 험난하다. 홈페이지에서 입사 원서를 작성하고 나면 온라인으로 인성 검사와 추리력 검사를 거친다. 이후엔 영어 필기시험, 이어 다시 한번 추리력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과하면 3단계의 심층면접을 보게 된다. 이후 인턴십으로 입사해 두 달간 실무를 평가받은 뒤 마침내 정직원이 된다.

 나이나 전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업무에 쓰는 공식 언어가 영어인 만큼 영어로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지인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거나 제2 외국어에 능통할 필요는 없다. “기본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실력이면 해외 지사와의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영어 실력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대신 ‘P&G가 제시하는 9가지 인재상’에 비추어 자신을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리더십이나 협동심, 변화 대처력 등의 역량 모델을 바탕으로 능력을 수치화해 평가한다”며 “꼭 홈페이지에서 인재상을 철저히 읽어보고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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