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동양계 최초 하버드법大 여성 종신교수 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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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법대 사상 처음으로 동양계 여성 종신 교수가 배출됐다. 재미교포 석지영(지니 석·37)씨는 지난 달 14일, 심사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하버드 교수심사 투표를 거쳐 종신재직교수 임용이 승인됐으며 하버드 대학 역시 이를 수락했다. 이로써 석씨는 최초의 동양계 법대교수이자 종신 교수가 됐다.
종신교수란 대학에서 평생 고용 즉 종신 재직권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일정 기간 동안의 연구 실적과 강의 능력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석씨는 지난 2006년 하버드 대학 조교수로 합류해 형사법, 예술 공연과 법 등에 대해 강연해 왔다. 조교수로 채용된 후 종신임기를 받기까지는 일반적으로 5-7년이 걸리지만 석씨는 4년만에 종신 교수로 임용됐다.

하버드 법대 학장은 하버드 법대 웹사이트 뉴스를 통해 “지니 석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섬세하며, 때로는 도발적인 탐구력이 법과 인간 그리고 이론과 실제에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고 말했다.

석씨는 이번 종신 임용과 관련해 " 하버드 대학은 내가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곳 중에 가장 지원을 잘해주는 곳”이라며 “종신재직 투표를 받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강의를 하며 학생들로부터 성공한 여교수의 강의가 그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자주 들어왔다. 이번 종신 임용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석씨는 뉴욕의 명문학교로 알려진 헌터 중고교를 거쳐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또한 영국 옥스퍼트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하버드대 법대에 진학했다.

법대 졸업 후, 뉴욕시 맨해튼 검찰청 검사, 데이비드 수터 연방대법관 서기로 근무했으며 작년 6월에는 법적인 페미니즘과 가정폭력의 연관성에 대해 조명한 저서 'At home in the law'가 '올해 최우수 법률도서'로 선정되어 올해의 허버트 제이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석씨는 2006년 당시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 법대 조교수로 임명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유혜은 기자 yhe11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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