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는 622m 올라오는 데 16분 … 한국 장애인은 한 층에 그만큼 걸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선 미래희망연대 정하균(사진) 의원은 질의시간 대부분을 동영상을 트는 데 할애했다. 정 의원이 직접 지하철 역사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는 장면이었다. 정 의원은 1985년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인이 됐다. 한 층을 내려가는 데에만 15분37초가 걸렸다.

 동영상이 끝난 뒤, 정 의원은 “칠레 광부들이 지하 622m에서 올라오는 데 불과 16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데, 휠체어를 탄 한국 장애인은 한 층 올라가는 데 매일 그만한 시간을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한테는 단 한 번의 지루한 간접 체험으로 끝나겠지만, 장애인은 매일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고 말했다. 김황식 총리는 “동영상 내용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며 “장애인의 입장에서 (정책이) 시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한국척수장애인협회를 세우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장애인 권익 보호에 힘써왔다. 정 의원 측은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일주일 전쯤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 가서 직접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선승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