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도] '독도 사태' 외신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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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독도 사태를 바라보는 외신들의 시선은 대체로 담담하다. 갈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뿐,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중국 언론들은 일부 일본인의 행태를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미국=AP통신은 16일 '섬 분쟁이 도쿄와 서울을 갈라놓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내 단지(斷指) 시위 ▶한국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 등을 소개한 뒤 "황금어장으로 둘러싸인 화산섬이 심각한 외교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통신은 "한국은 소규모 경찰을 주둔시켜 이 섬을 실효 지배해왔다"고 소개하면서 "일부 일본인은 시마네현 조례를 계기로 이 섬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이 증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례 제정은 한반도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분노를 되살린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일부 한국인은 한국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공식 선언한 날인 10월 25일(1900년)을 '독도의 날'로 지정하자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애덤 애럴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섬을 둘러싼 한.일 간 분쟁에 대해 논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양국 간에 큰 긴장이 있다"는 지적에도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유럽=영국의 더 타임스는 15일자 도쿄발 기사를 통해 "섬 문제로 과거사 극복을 위해 제정된 '한.일 우정의 해'가 웃음거리가 됐다"고 논평했다.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은 8일자 인터넷판에서 "문제의 섬은 사실상 한국에 속하지만 일본은 1905년부터 이 섬을 합병하고 싶어해왔다"고 소개했다.

◆중국=신화통신.인민일보 등 주요 언론들은 시마네현의 조례 제정을 논평 없이 보도했다.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다케시마/독도'에 대한 기념일이 시마네현에서 조례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제목에서 독도라고만 언급했다.

이에 앞서 중국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은 "일본의 침략사에 대한 피해국들의 참아주기가 일부 일본인의 미친 짓을 불러들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독도' 사태로 서울에서는 일장기를 찢고 손가락을 자르는 등 격렬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다케시마'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 영토로 귀속됐으며, 일본은 한국이 섬을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콩=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16일'우리는 섬을 지킬 것-서울의 경고'라는 제목의 국제면 머리기사에서 "섬 주변에 대한 한국 측의 경계 태세가 크게 강화됐다"고 전했다. 명보는 15일 시위대가 일장기를 불태우는 사진을 실으면서 섬 이름을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라고 소개했다.

◆아랍권=범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6일 일본 시마네현의'다케시마의 날' 지정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방송은 또 독도의 영토권 관련 사안이 북한 핵 문제와 더불어 극동지역에서 또 다른 분쟁의 씨앗으로 자라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런던.워싱턴.카이로=이양수.오병상.강찬호.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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