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파는 CEO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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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체 사장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경기침체를 맞아 아파트 분양이 죽을 쑤자 발벗고 나서는 사장들이 늘어났다.

한 채라도 더 팔기 위해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러 다니고 돈이 될 만한 주택사업 수주에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주택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상품개발에 주력하면서 CEO가 마케팅 시장에 직접 뛰어다는 게 특징이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모델하우스 방문이 잦은 것으로 유명하다. 金회장은 지난해 10·29대책 발표 이후 청약시장이 급랭하자 모델하우스를 발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효과도 있지만 최고 경영자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주시에서 분양한 쌍용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3차례나 들렀다. 개관 전에 찾아 마감재를 체크하고 동선(動線) 등의 평면까지 꼼꼼히 체크한 데 이어 소비자들이 몰릴 때는 직접 만나 그들의 불만사항과 개선점을 들었다고 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내놓는다’는 철학으로 회장이 직접 주택사업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은 원래 주택사업과 거리가 있는 토목과 관공사 수주 분야의 전문가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자 對소비자 접촉에 나섰다. 올해부터 모델하우스 폐관을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로 늘리라고 지시한 데 이어 李사장이 수시로 야간에 모델하우스에 들러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李사장은 “고객위주의 경영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주택 부문을 많이 챙겨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김정중 영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주택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임승남 사장은 소비자 요구를 상품에 반영하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임사장은 또 재건축사업 등의 수주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직접 사업설명을 하기로 했다.

중견 주택업체인 우림건설의 심영섭 사장은 최근 인천의 주거용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사복 차림으로 방문해 주부들에게 “이 아파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반응을 떠봤다. 심사장의 적극적인 ‘고객 만나기’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했는데 수요자들의 요구를 경청한 뒤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동일토건 고재일 사장은 모델하우스에서 고객을 상대로 즉석 제품설명회를 갖기로 유명하다. 올해부터는 입주자들이 요청한 하자의 처리결과를 직접 전화로 통보해주면서 신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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