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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한줄]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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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상의 자리에 섰던 여배우가 돌연 죽음을 택해 이목을 끌었다. 그 배경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듣는 이들의 표정엔 '오죽했으면…'하는 측은함과 '한창 좋을 시절에…'하는 애석함이 엇갈리는 듯했다. 책 한 권을 읽고 삶을 포기하기를 그칠 이가 얼마나 있을까 하면서도 자살에 관한 책을 찾아 보았다.

'자살'(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이시진 외 옮김, 새움) 은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프랑스 저널리스트가 20년 동안 사료(史料)와 신문 등에서 자료를 모아 자살 관련 일화, 사진, 다양한 형태 등을 소개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독자평점 만점을 받았고 한동안 절판됐던 것이 다시 나올 정도로 이 방면의 '고전'이다.

자살에 관한 인간의 상상력, 문학 속에서의 자살 등 자살에 대한 문화적 접근, 읽을거리식 기술이 썩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개인적이고 사회적이며 생물학적인 자살의 이해'(케이 레드필드 재미슨 지음, 이문희 옮김, 뿌리와이파리)를 읽을 일이다. 개인, 사회, 생물학 세 측면에서 자살의 의미와 역사, 경향과 심리를 밝히고 극복방안을 모색한 책이다. 젊은 시절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정신의학자가 쓴 것으로 차분하고 묵직하다. '자살은 공중보건의 문제'라며 자살위험이 있는 사람의 친지들에게 주는 지침, 자살경향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질문지 등을 실었다.

자살에 대한 지식이 는다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사회적 차원에서 개인이 자살 충동을 느끼도록 몰아가는 일을 없애는 것은 우리몫이다. 이럴 때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외 지음, 류시화 옮김, 이레) 같은 책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훈훈한 인정을 맛보면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란 걸 깨닫게 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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