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퍼진 '한국표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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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한국적 특성이 낳은 결과가 세계로 퍼진 것도 있다.

주름살 치료 효과로 널리 알려진 보톡스가 한 예다. 원래 보톡스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능이 있어 얼굴 경련 등을 치료하는 데 쓰였다.

이것이 사각턱을 갸름하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서울대 보톡스센터 서구일 교수팀이 밝혀내 지금은 전 세계에서 사각턱 교정용으로도 쓰이고 있다. 서 교수 등은 '보톡스를 사용해 턱 근육 장애를 치료하다 보니 뭉친 턱 근육이 풀리면서 얼굴이 갸름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외국 논문에 주목했다.

한국에는 사각턱이 많아 턱뼈를 깎는 성형수술도 많이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 교수는 수술하지 않고 보톡스로 사각턱을 교정하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연구 결과 효과가 나타났고, 서 교수는 국제 학회에서 이를 발표했다. 그 뒤 미국.일본.호주.동남아 등지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서 교수를 찾아와 시술법을 배웠다.

전 세계 월마트 매장 직원들은 업무 시작 전에 함께 모여 구호를 외친다. "누구의 월마트? / 나의 월마트 / 누가 최고? /언제나 고객" 등으로 나라와 매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구호를 외치는 것은 한국에서 비롯됐다.

창업주인 샘 월튼 회장이 1975년 한국의 테니스공 제조 공장을 방문했다가 아침 직원 조회 때 구호를 외치는 것을 보고 배웠다. 이 얘기는 샘 월튼 회장의 자서전에 나온다. 월마트는 또 매년 6월 주총 때도 임원들이 단상에 올라가 주주들 앞에서 구호를 외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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