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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서도 좌절 않는 SK 야구 칭찬 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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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일 오후 중앙일보사를 찾아 밝게 웃고 있는 신영철 SK 와이번스 사장. [김경빈 기자]

“강훈련과 탄탄한 조직력, 그리고 선수 육성 덕분이다.” 201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SK 와이번스의 신영철(55) 사장은 SK 야구가 강한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프런트가 삼위일체를 이룬 결과라는 뜻이다.

 SK는 2007년부터 4년간 모두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또 ‘스포테인먼트’와 ‘그린 스포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홈 관중 수도 크게 증가해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05년 부임한 신 사장은 여전히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흔히 사장이 감독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 사장은 “야구단 사장은 감독과 단장의 중간 위치에서 의견을 조정하는 자리”라고 믿고 있다. 19일 밤 대구에서 우승 축하연을 하고 20일 상경한 신 사장을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만났다.

 -SK 야구가 다른 팀보다 강한 비결은.

 “우선 선수들의 훈련량이 엄청나다. 코칭스태프는 스타의 재질을 가진 선수들을 보배로 만들고 끈끈한 조직력까지 불어넣었다. 주축 선수가 빠지면 새로운 선수가 올라온다. 이진영이 LG로 갔을 때 SK 외야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랬는가. 선수 육성 시스템이 잘돼 있는 덕분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4연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솔직히 감동은 덜 했다.(웃음) 처음엔 4승2패 정도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탄탄했고 팀워크가 살아 있었다.”

 -프런트 수장으로서 선수단 지원 원칙은.

 “경기에 관한 한 모든 일을 현장에 철저하게 위임한다. 또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최우선 순위로 고려한다. 구단 사장이 감독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과 단장의 중간 위치에서 의견을 조정하는 것이 사장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야구에 대한 철학이 뚜렷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전략적이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지도력과 선수 육성 능력도 돋보인다.”

 -SK는 마케팅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프런트 직원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 트렌드를 읽어낸 결과다. 야구단은 팬이 가장 우선이다. 야구라는 콘텐트를 이용하는 공장이자 회사이므로 팬들에게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부에선 SK 야구가 재미 없고 승부에만 집착한다고 비판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노력을 스포츠를 통해 배울 수 있다. 9회까지 최선을 다하는 SK 선수들의 모습은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다. 다른 팀들도 SK의 뛰는 야구와 불펜 야구를 배우고 있지 않은가.”

 - SK를 어떤 구단으로 만들고 싶은가.

 “사회에 기여하고 모범이 되는 명문 구단으로 나아가야 한다. 계량화되기는 어렵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프로축구)나 뉴욕 양키스(미국 프로야구)처럼 시장에서도 가치가 있는 구단으로 만들고 싶다.”

글=신화섭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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