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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나쁜 공기야, 좀 나가 주겠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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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문을 걸어닫고 사는 계절이 돌아왔다. 찬바람을 막는 데는 문을 꼭꼭 닫아놓는 게 상책이지만, 그러다 보면 실내에 고이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는 오염되게 마련이다. 어쨌든 차가운 계절엔 보온도 중요하지만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하는 것도 큰 숙제다.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주거환경 전문가들에게서 단계별로 들어봤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단계  마주 보는 창문 한꺼번에 열어야

오염물질은 내보내고 상쾌한 공기는 들여오고. 실내 공기를 맑게 하려면 ‘환기’를 통해 실내외 공기의 순환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 [모델=김유빈, 장소=카페 화수목]

실내공기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환기다. 원래 하루 한 시간 이상 환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겨울엔 이게 잘 되지 않는다. 방법은 하루에 3번 10분씩 창문을 열되 서로 마주 보는 창문을 동시에 열어 맞바람이 불도록 하는 것. 짧은 시간에 오염된 공기를 한번에 씻어낼 수 있다. 너무 이른 새벽과 한밤중에는 공기가 낮게 깔리는 때라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다. 따라서 오전 10시 이후부터 저녁 9시까지 환기해야 한다.

2단계  곰팡이와 먼지, 그냥 둬선 안 돼

‘새집증후군’만 있는 게 아니다. ‘헌집증후군’도 있다. 오래된 집일수록 구석에 먼지가 많이 쌓이고 곰팡이가 슬기 때문이다. 습도가 높은 목욕탕과 수증기가 잘 맺히는 난방·가습기 주변은 특히 곰팡이가 잘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알레르기·천식·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가구나 건축자재 내부에 생긴 곰팡이 포자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무리다. 대신 곰팡이제거제를 이용해 걸레질을 자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먼지와 곰팡이 제거를 위한 생활습관은 이런 것이다.

▶ 카펫이나 마루는 매일 청소한다. 미세먼지가 잘 발생하는 카펫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소파 커버도 천보다는 가죽이 좋다. ▶ 욕실 곰팡이는 눈에 띄는 대로 즉시 제거한다. ▶ 음식을 만들 때는 반드시 환기 팬을 사용한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 등은 실내공기 오염의 원인이 된다. ▶ 옷은 되도록 밖에 걸지 말고 옷장에 건다. 방에 물건들을 어수선하게 늘어놓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들러붙을 물건은 치워두는 게 좋다. ▶ 매주 한 번씩 청소기로 침구의 진드기와 먼지를 빨아들인다. 탁탁 털어서 햇빛에 3시간 이상 말린다. ▶ 겨울커튼도 세탁하기 쉽도록 얇고 가벼운 소재가 좋다. ▶ 벽장·신발장에 제습제를 둬서 이슬이 맺히는 현상을 방지한다. ▶ 매달 한 번 대청소 시 천장·벽·옷장 안과 바닥·창문틀·전등갓 등도 깨끗이 닦는다.

3단계  실내 온도 높였다 환기하는 ‘베이크 아웃’을

실내 온도를 30~35도로 높이 올렸다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방법을 베이크 아웃(Bake-Out)이라고 한다. 벽지나 바닥에 스며 있는 포름알데히드 등의 인체 유해물질의 발생량을 일시적으로 높인 후, 환기를 통해 오염물질을 외부로 배출해 내는 방법이다. 새집증후군 퇴치 기법 중 하나지만, 새집이 아니더라도 여름과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베이크 아웃을 해주면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실내 온도는 30~35도로 7~8시간 정도 둔 뒤 2~3시간 환기한다. 주말 가족 나들이를 갈 때, 실내 온도를 높여놓고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환기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를 높일 때는 창문은 꼭 닫고 모든 문과 가구 서랍은 열어둔다. 빵도 알맞은 온도를 지켜야 갈색으로 예쁘게 구워지듯, 너무 온도를 높이면 가구가 틀어지거나 벽지가 갈라질 수 있으니 욕심은 금물이다.

4단계  공기 정화 식물로 더 상쾌하게

오염물질은 내보내고 상쾌한 공기는 들여오고. 실내 공기를 맑게 하려면 '환기'를 통해 실내외 공기의 순환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 [모델=김유빈, 장소=카페 화수목]

겨울일수록 실내 식물은 제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보기에도 좋고, 공기도 정화시킨다. 식물은 음이온·향·산소·수분 등을 방출해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기능도 갖고 있다. 거실·주방·침실 등 사용 목적이 다르면 빛의 환경도 다르므로 특성을 고려해 식물을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현관에는 실외 대기오염물질 제거 기능이 우수한 벤저민고무나무, 스파티필럼 등을 두면 좋다. 거실에는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 기능은 탁월하고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아레카야자, 왜성대추야자, 대나무야자 등이 적당하다. 주방에는 일산화탄소 제거 기능이 뛰어난 스칸답서스, 산호수, 아펠란드라 등을 두면 좋다. 침실에는 특히 밤에 공기정화 기능이 좋은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이 효과적이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아이들 방에는 음이온 방출과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이 우수한 팔손이나무, 필로덴드론, 로즈마리 등을 두는 게 좋다. 화장실에도 식물을 놓아두고 싶다면 냄새와 암모니아 가스 제거 기능이 좋은 관음죽, 스파티필럼, 안스리움을 추천한다.

도움말 주신 분=유복희(울산대 생활과학대학) 교수, 유운하(농업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박사, 이재훈(생활주거환경측정전문업체 청룡환경) 부장

TIP 공기청정기, 제대로 사용하려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때는 공기청정기를 잠시 꺼둔다. 공기청정기의 기본 기능은 먼지 빨아들이기다. 외부 먼지까지 집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필터는 1~6개월마다 교체해야 한다. 필터가 여러 장일 경우, 제일 바깥쪽부터 우선 교체한다. 공기청정기는 오염도 감지센서에 따라 반응한다. 평소 센서의 렌즈 표면을 깨끗이 청소한다. 원활한 공기청정을 위해서는 공간 면적의 1.5배 정도 용량의 제품을 구입하는 게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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