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상버스나 수상택시가 아닌 지하철이 다닌다면 베네치아의 세계적 명성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베네치아는 섬 120여개를 약 400개의 다리로 이은 형태의 도시다. 개별 섬들은 도로가 좁은 데다 대개 수로(水路)로 돼있어 자동차가 다니기 힘들다. 수상버스.관광용 곤돌라를 타거나 걷는 수밖에 없다. 관광객은 이런 매력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 도시를 찾아온다. 그러나 주민 사정은 정 반대다. 불편한 대중교통 때문에 이탈리아 본토의 상업중심지 메스트레로 떠나는 추세다.
지하철 예정 노선은 본토의 마르코폴로 공항에서 시작, 아드리아해의 무라노 섬을 지나 베네치아 섬의 옛 조선소 근처에서 끝난다. 총연장 8km에 소요시간은 14분. 수상버스로 이동할 때보다 두 배나 빨라진다.
요금도 더 싸다. 수상버스가 5유로(약 6500원)인 반면 지하철 요금은 2유로(약 2600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코스타 시장은 "열차 바퀴에 고무를 감아 진동을 줄이는 등 역사 유적이 몰려 있는 구시가지 보호에 각별히 신경쓸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