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일자리 창출, 서민대책 … 프랜차이즈 적극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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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프랜차이즈 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에서 막을 올린 ‘2010 세계 프랜차이즈협회(WFC) 서울총회’는 세계 프랜차이즈 연맹 41개 회원국 중 37개국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개막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참석했다. 김 총리는 축사에서 “프랜차이즈는 이제 국가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도 프랜차이즈 산업을 일자리 창출과 서민대책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회장 김용만)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15일 막을 내린다. 이날 총회에서는 내년 상반기 WFC 총회 개최지를 독일로 결정했다.

‘2010 세계 프랜차이즈협회(WFC) 서울총회’가 14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37개국에서 온 세계 프랜차이즈 연맹 소속 기업인 400여 명이 김황식 국무총리의 축사를 듣고 있다. [안성식 기자]

◆“업계 신뢰도 높여야”=총회에서 각국 대표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새로운 모델 ▶프랜차이즈협회의 수익 창출 방안 ▶가맹점 네트워크 개선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신뢰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대표는 언론이나 인터넷은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된 활동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성장의 열쇠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브라질 프랜차이즈협회 히카르두 카마르고 전무이사는 “우리는 경영전문대학원(MBA) 코스와 연계해 5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각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정보교환도 활발했다. 스콧 레 미국 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은 “미국에선 프랜차이즈 산업이 2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탈리아는 비교적 늦은 1970년 처음 프랜차이즈 기업이 탄생했지만 현재 1000여 개까지 늘어났다. 그중 20% 정도가 스페인·프랑스·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이탈로 부솔리 사무총장은 “이탈리아 프랜차이즈 산업의 30% 이상이 외식업·여행업이다. 우리나라가 가진 음식·관광자원을 잘 살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프랜차이즈협회 요스 버거스 이사는 “이번 대회는 참석 국가가 많고 분위기가 뜨거워 많은 해외 정보를 얻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식 세계화의 첨병 돼야”=오후에 열린 국제 프랜차이즈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경영대학 조동성 교수는 산업정책연구원이 조사한 프랜차이즈 경쟁력 지수를 인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8개 국가의 프랜차이즈 산업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1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스웨덴·미국이 1∼3위였다. 한국은 독일(10위)과 프랑스(12위) 사이에 위치했으며 일본(13위)보다는 성적이 좋았다.

세부 항목에서 한국은 관련 인프라(15위), 행정관료(14위)에서 평균을 밑돈 반면, 기업가·근로자·전문가의 역량은 최상위권으로 평가됐다. 조 교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쟁력 향상은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향상과 연결된다”며 “프랜차이즈 경쟁력 향상으로 현재 22위(2010년 WEF 조사 기준)인 국가 경쟁력을 14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제발표를 한 정운천(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식재단 이사장은 “지금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푸드 시대고, 또 건강식품으로 효소가 각광받는 엔자임(enzyme) 시대”라며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대상=올해부터 대상이 대통령상으로 격상됐다. 대통령상은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가 수상했다. 국무총리상에는 샤부샤부 전문점 ‘채선당’으로 유명한 다영에프엔비와 맥주 전문점 ‘와바’를 운영하는 인토외식산업이 뽑혔다. 신설된 중앙일보 사장상은 3개의 서비스 브랜드(이보영의 토킹 클럽, 얼짱몸짱, 커브스)가 받았다.

글=윤창희·김진경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미국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 산업의 40% 서비스 매출 60% 차지”

‘커브스’ 회장 게리 헤이븐 인터뷰

“프랜차이즈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미국에선 전체 산업의 40%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다. 거기서 전체 서비스 매출의 60%가 나온다.”

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 프랜차이즈 기업인 커브스(Curves)의 게리 헤이븐(55·사진)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해 낙관했다. 커브스는 현재 84개국에서 1만 개 이상의 가맹점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피트니스 업체다. 4시간마다 1개의 가맹점을 열어 ‘초고속 성장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지난해 매출이 12억 달러에 달한다. 외식업이 아닌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로 발전시킨 흔치 않은 성공사례다.

14일 세계 프랜차이즈 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고유의 사업 모델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여성 전용’ 헬스클럽이란 아이디어는 어떻게 .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했다. 건강하고 싶지만 쉽게 운동하기 어려운 여성의 불만을 꿰뚫은 것이다. 이들이 헬스클럽에서 불편하다고 느낀 것은 시간·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남성의 시선이 불편하다는 것 등이었다. 이런 요소를 없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 것이다.”

-‘커브스’란 이름에 담긴 뜻은.

“곡선(curve)형의 몸매를 갖고 싶어 하는 여성의 뜻을 담았다.”

-특징을 설명해 달라.

“여성이 원하는 것에 집중했다. 시간이 부족한 여성을 위해 30분 안에 운동을 마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우나·수영장 등 불필요한 시설을 줄여 비용을 낮췄다. 회원들끼리 교류가 끈끈한 것도 특징이다. 가맹점주의 대부분은 회원 출신이다.”

-가맹점 관리는 어떻게 하나.

“가맹점주를 상대로 2주 동안 운영방법부터 생리학·식습관 조절법 등까지 교육한다. 이후로도 수시로 시험을 봐 교육 수준을 체크한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른데 같은 모델로 성공한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다. 문화가 다르더라도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의 욕구는 같다. 여기에만 집중했다. 다른 문화권에 진출한다고 해서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려는 유혹은 떨쳐야 한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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