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고치기 어려운 중증 천식 항체이용 면역치료가 새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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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천식환자 10% 달해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이재영 교수가 천식환자에게 면역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제공]

‘천식이 조절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증상이 거의 혹은 전혀 없고, 신체활동이 제약받지 않아야 한다. 또 증상이 갑자기 악화하는 상황이 전혀 또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정도를 말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얘기가 다르다. 환자의 75%가 천식 치료가 비교적 잘되고 있다고 답했으나, 실제 천식조절질문지(ACQ)를 사용한 결과에선 불과 20%의 환자만이 증상을 제대로 조절하고 있었다. 또 유럽과 북미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서도 74%의 환자는 매일 호흡곤란으로 증상 완화제를 사용했고, 51%는 천식조절이 되지 않고 있었다.

실제 경구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만 천식이 조절되는 환자, 아니면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천식 환자가 의외로 많다.

실제로 GOAL연구(천식 조절이 잘 되는지에 대한 연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44개국 3421명의 천식환자 대상)에서도 경구 스테로이드와 장기작용 베타항진제 등 약물을 통해 조절하지 못하는 난치성 중증 천식환자가 10%를 크게 웃돌고 있었다.

염증매개물질 차단하면 효과

새로운 천식 치료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면역학을 이용한 방법이다. 기관지 천식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발병한다. 면역치료는 이러한 알레르기 염증 과정을 인위적으로 차단한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병리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발전해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문제는 환자마다 천식의 발생 원인과 과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A환자는 IL-5가 주요 염증 매개물질이다. 이런 환자는 IL-5를 차단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B환자는 TNF-alpha가 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매개체다. 따라서 IL-5가 아닌 TNF-alpha를 차단하는 방법이 유효하다.

이 때문에 기관지천식 환자의 염증 발생 기전을 정확하게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임상에선 ‘항면역 글로불린(IgE) 항체’를 이용한 면역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E형 면역글로불린(IgE) 항체’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적응증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난치성 천식 치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생물학적 물질들이 개발되고 있다. <표 참조> 2형 세포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방법, 염증세포가 표적장기에 침윤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가까운 장래에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개발되는 약들이 천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강력한 무기로 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날이 올 것이다.

정리=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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