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살리는 장(腸) 건강법 ② 장도 늙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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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주름이 지듯 장도 늙는다. 나이가 들수록 영양분을 흡수하는 장의 능력은 떨어진다. 장의 주요 역할인 면역력을 형성하는 기능도 떨어진다. 더불어 ‘장 누수(Leaky Gut Syndrome)’ 현상도 나타난다. 몸에 유익한 성분만 장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고, 유해한 성분은 걸러져 대변을 통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장이 늙으면 장벽 세포와 세포 사이가 느슨해진다. 느슨해진 틈을 통해 몸에 해로운 성분이 체내로 흡수된다. 만병의 근원은 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유익균 수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유익균은 장벽을 촘촘하게 해 주는 물질(tight junction)과 장벽에 코팅막을 형성하는 뮤신 성분을 생성시킨다. 나쁜 균이 장벽에 들러붙어 침입하는 것도 막아준다. 유익균이 줄면 장벽이 무너지면서 전체 장 기능이 저하된다.

인디애나주립대 김석진 교수(구강감염학 ·면역학 전공)는 “나이가 들면 필연적으로 몸에 이로운 락토스균과 비피더스균은 감소하고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엔테로박테리아와 클로스트리디아 수는 늘어난다. 장내 세균 구성이 달라지면서 장도 늙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일본 동경대 미쓰오카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몸에 좋은 비피더스균은 신생아에서 유아기 때 가장 많았다가 청소년기부터 조금 감소해 평행선을 이루고, 65세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네덜란드 연구진도 65세 이상 고령 환자군은 젊은 층에 비해 몸에 유익한 락토스균 수가 약 26배 적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몸에 해로운 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했다. 2006년 유럽 4개국 공동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서 230명의 성인과 65세 이상인 사람들의 장내 세균을 비교해 봤더니 65세 이상에서 몸에 유해한 엔테로박테리아의 수가 훨씬 더 많았다.

이렇게 유익균이 줄어든 노인의 장은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설사가 잦고 면역기능이 떨어진다. 병상에 누운 노인이 영양분을 잘 흡수하지 못해 야위고 세균 감염 때문에 기침 등을 달고 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장의 노화를 막으려면 좋은 균을 인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의 섭취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몸에 부족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섭취하는 것처럼 나이에 따라 감소하는 유익균을 인위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실제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노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2003년 미국 노인 영양학회지에 따르면 60세 이상 성인 360명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한 우유와 보통 우유를 섭취하게 하고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조사했다. 결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군이 감기를 회복하는 속도가 평균 20% 더 높았다.

칠레 연구팀에서는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유익균의 하나인 락토바실러스균을 4개월간 섭취하게 했더니 면역세포의 활성도가 높아졌다. 변비가 있는 7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4주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게 한 연구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군에서는 대조군(56%)에 비해 변비의 개선 정도(89%)가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식습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이에 따른 장내 유익균의 감소는 필연적이다. 양질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중앙일보헬스미디어는 ‘당신의 장 안녕하십니까?’ 캠페인의 일환으로 김석진 교수(미국 인디애나주립대)와 함께 장(腸)건강 세미나를 엽니다. 평소 장이 약한 분이나 장 건강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가자에겐 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 ‘VSL3’를 제공(1주일분)합니다. 선착순 100명. 20일(수) 오후 3시~4시30분, 장소는 중앙일보 L1세미나실, 02-751-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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