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리더십 시험대 오른 손학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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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동영 최고위원 등은 7일 “한·미 FTA 협정문 초안의 독소조항을 제거하기 위해 전면적 재협상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민주당 의원 24명이 참여했다. 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FTA와 관련해 새로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깊이 있는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한·미, 한-EU(유럽연합) FTA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통해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당의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미 FTA를 어떻게 볼지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나아가 특위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당엔 재협상론자들만 있는 게 아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미국에 유리하게 진행될 MB(이명박)식 재협상은 안 된다”며 "정부의 합의 내용을 존중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관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재협상 문제를 놓고 갈등이 벌어질 조짐도 보이는 만큼 손 대표로선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정권 뺏어오겠다”=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표 취임을 축하하러 온 이재오 특임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정부 핵심에 계신 분 면전에서 말하기가 죄송하지만, (나를 대표로 뽑아준 것은)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 되겠으니까 민주당이 나서보라는 것”이라며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뺏어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대표님과 민주당의 뜻을 항상 존중하겠다”고 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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