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없는 복어'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복어의 독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맹독 성분이 제거된 '안전 복어'를 양식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은 최근 나가사키(長崎)대학 수산학부 연구진이 독 없는 복어 양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연구진은 "복어의 독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아니라 바닷속 생물의 먹이사슬에서 비롯된 것"이란 학설에 입각해 "서식환경을 바꾸면 독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먹이사슬을 차단한 수조에서 복어 5000여마리를 길렀더니 독을 품은 복어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도 실렸다.

나가사키 대학의 연구 결과가 알려지자 인근 사가(佐賀)현이 온천관광지인 우레시노(嬉野)지역을 '복어간 특구'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복어간의 요리.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는 식품위생법 규정에서 예외를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후생노동성은 "증명할 수 없는 방법"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지난달 전문가들로 구성된 식품안전위원회를 열어 검토에 나섰으나 "복어의 독에는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